喜悲 갈린 해운사...'적자행진' 컨선 vs '흑자행진' 벌크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5.22 14:27

현대상선, 16분기 연속 적자에 ‘시름’…팬오션·대한해운, 나란히 흑자행진 이어가

▲(사진=현대상선)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해운업계 전반에 걸친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대조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사가 운임 하락,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간 데 반해 벌크선사는 안정적인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한 흑자행진을 지속했다.


◇ 현대상선, 16분기 연속 적자에 ‘시름’


현대상선이 또 적자를 면치 못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미·중 무역 분쟁, 유가 상승, 운임 하락 등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 또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2015년 2분기부터 시작된 적자행진은 현재까지 무려 16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1분기 매출액 1조 3159억 원, 영업손실 105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실현은 실패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손실을 크게 개선시켰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고, 영업적자 규모도 지난해 1분기 1701억 원에서 644억 원 낮췄다.

현대상선은 수송량 증대, 화물 적취율 개선 등을 통해 매출 상승을 꾀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혔다. 현대상선이 1분기에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108만 7373TEU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8만 1230TEU)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445만 TEU 이상을 처리, 2017년보다 처리 물동량을 10.6% 늘린 긍정적인 흐름을 올해까지 지속한 셈이다.

다만, 급격하게 이뤄진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적 환경 변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회사가 기록한 1분기 연료유 소모 단가를 보면 톤(t)당 42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올랐다. 2017년 t당 321달러에 형성됐던 때보다 약 31%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약 30% 가까이를 유류비로 지출한다.

현대상선은 "계절적 비수기, 춘절 이후 물량 감소, 미주노선 운임경쟁 재개로 인한 운임 하락세 전환 등이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컨테이너 부문 수익개선을 위해 미주 서비스 계약 수익 강화, 서비스 합리화, 고수익 화물증대,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팬오션·대한해운, 나란히 흑자행진 이어가

▲(사진=팬오션)


국내 대표 벌크선사로 유명한 팬오션, 대한해운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선 팬오션은 1분기 매출액 5347억 원, 영업이익 44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 증가했다. 팬오션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21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 중이다.

대한해운도 매출 2620억 원, 영업이익 419억 원을 실현하면서 흑자를 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3% 늘었다. 대한해운이 2013년 SM그룹에 편입된 이후 최대 실적으로, 2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해당한다.

브라질 댐 붕괴사고, 시황 급락 등 부정적인인 요소가 다분했던 ‘벌크 불황’ 시기였지만 이들은 안정적인 장기운송계약 체결, 잠재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실현했다. 실제로 지난해 평균 1100~1200 포인트구간에서 형성됐던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올해 1분기 798 수준으로 급락, 유가 상승과 함께 적지 않은 부담을 끼쳤다.

팬오션 관계자는 "전통적인 비수기에 브라질 댐 붕괴사고 등 외부 불확실성 확대로 1분기에 3년 만에 초저시황기가 도래했지만, 선제적 리스크 대응 및 오픈 선대 축소로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전용선 부문 포트폴리오 확대, 부정기선 사업 비중 조정, 원가 절감 등 해운 시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결과"라며 "수익 극대화를 위해 면밀한 시황 분석은 물론 유가, 환율 등 외생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장기운송계약 체결, 국내외 우량 화주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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