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G20 정상회의, 미·중 양국 협상 타결시
미,年 170억 달러 무역적자 해소
中, 에너지 수입 18억 달러 절감
부결시 관세 인상에 LNG 산업 '위축'
전문가 "장기화시 악재만 무성"

천연가스 생산기지 배관. (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갈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앞으로 무역분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은 2025년까지 중국에 대한 세계 최대 LNG 공급원으로 부상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올해 안으로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세 전쟁’이 끝나면 미국과 중국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무역협상에 따른 대중 LNG 수출증가로 인해 연간 17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고 중국은 연간 에너지 수입비용의 약 18억 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LNG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미국 LNG 산업도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면 2025년까지 미국산 LNG에 대한 중국의 수입비율이 무려 21%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LNG 수입비율은 미국에 이어 러시아가 18%로 2위를 차지하고 호주 14%, 카타르 6%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과거처럼 무역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할 경우 러시아가 미국을 제치고 최대 대중 LNG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산 LNG가 중국 수입의 약 27%를, 호주 17%, 카타르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수입이 고작 5%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에너지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은 2017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으로 떠오른 데 이어 2025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중국은 겨울철 대기오염 주범인 석탄 난방과 화력발전을 청정에너지인 LNG로 전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중국의 LNG 수입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셰일혁명’에 힘입어 에너지 생산량이 가속화됨에 따라 내년에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에너지 순 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은 LNG 생산에서 러시아를 잡고 세계 3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세계 최대 수출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중요한 수입처다. 중국은 LNG 수입국 세계 2위다. 특히 미국이 LNG 수출을 개시한 2016년 2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중국은 한국과 멕시코에 이어 3번째로 미국산 LNG를 수입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중국은 미국산 LNG 수출의 10.7%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은 미국산 LNG를 거의 수입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가을 미국산 LNG에 10%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의 미국산 LNG 수출량은 70% 급감했다.

미국산 LNG에 대한 10% 관세적용 전후의 대중 수출추이, 빨간선(10%관세) 이후부터 급격히 줄어듬 (y축:미국의 대중 LNG 수출비중)(자료:우드맥킨지)


또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아이콘(Refinitiv Eik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산 LNG를 적재하고 중국으로 떠난 LNG선은 총 2척에 불과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 벌어지기 전인 전년 동기(14척) 대비 대폭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전체로는 27척의 LNG선이 중국에 도착했으며 대부분운 무역분쟁 시작 전에 미국을 출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중국이 이번 달부터 미국산 LNG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면서 미국의 LNG 산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의 가스시장팀 신드레 넛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규 LNG 프로젝트는 최종투자결정 단계에 와있지만 관세로 인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유례없는 LNG 생산에 돌입하더라도 중국이 더 이상 미국산 LNG를 구입하지 않을 경우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난해 말 미국의 최대 가스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가 2023년부터 20년 동안 중국의 국영기업 시노펙에 매년 200만톤의 LNG를 공급하도록 합의했는데, 무역전쟁이 불거짐에 따라 계약의 실제 체결은 지금까지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2월 셰니에르 에너지로부터 25년간 미국산 LNG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적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입을 중단했다. 셰니에르 에너지는 미국의 3대 LNG 수출 터미널 중 2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국 LNG 산업의 촉진을 위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해 중국이 미국의 LNG산 수입을 외면하는 만큼 양국 협상이 ‘노딜’로 이어질 경우 미국 천연가스 시장은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 대신 러시아, 호주, 중동지역 등으로부터 LNG를 들여올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해서 공급선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의 아시아태평양지사 가빈 톰슨 부회장은 "중국 바이어들은 시장 유연성 측면에서 미국산 LNG를 선호하지만,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재는 구매고려대상 목록에도 올리지 않고 있다"며 "미국 LNG 산업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는 중국은 ‘약속의 땅’으로 불릴 만큼 큰 호재를 안겨주지만 무역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악재만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톰슨 부회장은 "LNG 만큼은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경쟁자가 아닌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무역분쟁 해소를 위해 LNG를 ‘올리브 가지’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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