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경제침체, 미래 주택산업으로 해결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25 10:20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정부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했다.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로 마이너스 성장이다. 2018년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진입한 이후에 경제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가 더 나빠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1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웠던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국내경제 상황이 유독 좋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속속 낮추고 있다. OECD는 한국경제가 올해 2.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최근 2.6%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당초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국회예산처도 2.7%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많은 국내외 기관에서 올해 국내경제성장을 낮춰서 재조정하는 이유는 제조업, 서비스업, 주택산업 등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기업투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의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주택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2017년에 주택투자는 92조7000억원까지 증가했다. 2018년에는 소폭 감소했지만 90조9000억원 규모였다. 이는 전체 GDP의 5.7%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2013년 이후에 주택투자는 GDP성장에 20~30% 기여해 왔다. 고용창출에도 기여했다. 2015년 이후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이 위축되면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던 시기에도 주택건설업과 부동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 주택산업이 그동안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주택거래가 급감하고 기업의 주택투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 1분기 주택투자가 줄어들면서 취업자도 감소하고 있다. 건설업에 6만4000명, 부동산업에 3000명 정도의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투자 감소가 고용감소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산업은 다양한 연관산업을 가지고 있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소방, 배관 및 냉난방과 같은 건물설비 및 설치, 전기 및 통신, 유리, 창호, 타일, 도배 등 실내건축은 물론 생활가전 및 가구 등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이사까지 수많은 전문업종부터 임대관리, 중개서비스에 이르기 까지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주택투자가 줄어들면 인테리어가게, 설비가게 등 동네 골목업종까지 일감이 줄어든다. 결국 서민의 삶이 팍팍해진다.

이러한 산업적 특징 때문에 주택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다. 국내 산업은 평균적으로 10억을 투자하면 12.5명의 취업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주택산업은 10억을 투자하면 14.5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똑같은 1조를 투자한다고 할 때, 주택산업이 고용창출에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주택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임팩테크대상에서 부동산거래 플랫폼 ‘집뷰(zipview)’가 대상을 수상했다. 기존의 복잡한 분양시장 구조를 VR기술과 융합해 제공하는 새로운 부동산거래 서비스다. 집을 중심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신기술이다. 육성하고 투자해야 하는 미래 성장 분야이다. 이처럼 주택산업은 투자를 축소해야 하는 분야가 아니라 플랫폼(프롭테크) 빅데이터, 스마트, 자율주행차, 드론, 모듈화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과 융복합해 나아가야 하는 경제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인식하고 육성, 투자해야 하는 분야이다.

주택은 미래산업이다. 동네 집짓던 시절에 만들어졌던 주택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씻어내야 한다. 주택업체도 이익만을 추구하던 나쁜 기업의 모습에서 미래의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건전한 주택기업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리셋해야 한다. 주택투자 감소는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이다. 주택산업을 빼고 견고한 경제성장을 만들어 가는 길은 매우 어렵고 오래 걸릴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만들려면 주택투자도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주택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경제성장을 위해 건전한 주택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리셋해 보자. 4차 산업혁명시대에 중요한 IoT기술을 주택에 입힐 수 있도록 주택산업 생태계와 거버넌스를 만들어 미래사회를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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