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초저가’로 실적회복 승부수 띄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16 14:45

‘초저가 마케팅’ 마트서 편의점으로 확대
200원 김·390원 라면 등 민생시리즈 히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초저가 전략으로 불황 타개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성장해온 만큼 초저가 마케팅을 확대해 실적 회복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할인점에 이어 편의점에서도 초저가 상품을 확대 해 선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초저가 전략의 일환이다. 당시 정 부회장은 "앞으로의 유통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초저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올해 생활필수품 가격을 내리는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통해 반값 할인을 감행했다. 농·수·축산식품의 가격을 40~50% 할인하거나 ‘국민식빵’ 등 초저가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유인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조 795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 24가 선보이는 초저가 상품. (사진=이마트24)


이러한 정 부회장의 초저가 전략은 편의점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24(구 위드미)는 올해 초 390원 민생라면(봉지면)을 시작으로 고품질 초저가 콘셉트의 민생시리즈(580원 용기면, 200원 도시락 김, 개당 470원 황사마스크)를 비롯해 최근에는 10년 전 가격인 700원짜리 삼각김밥까지 선보였다.

결과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출시된 700햄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은 출시하자마자 매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참치마요네즈, 전주비빔밥의 매출액을 제치고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민생시리즈 상품은 각 카테고리에서 판매수량 1위, 매출액 기준 1~3위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 하반기에도 초저가 전략을 밀고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격을 낮춘 제품으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를 유인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 58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51.6%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가량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2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할인점 사업의 수익 감소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지난 3월 온라인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했다.

특히 지난 달 27일부터 서울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 서울지역 10개구를 대상으로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무료 배송 기준 가격은 4만 원으로, 오후 3시부터 자정 전에 주문하면 새벽 3~6시 사이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가 자정 전 주문시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배송해주는 점을 감안하면 새벽 배송 시간대가 훨씬 빨라진 셈이다. 온라인에서 신석식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력이 빠른 배송에서 나오는 만큼 신세계가 배송으로 신선식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같은 배송 승부수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연내 수익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기존 이커머스 업체가 이미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보정에 이어 김포, 연말에 추가로 오픈하는 물류센터를 포함하면 신세계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3개에 불과하다. 유정현 대신증권 유통·섬유 부문 연구원은 "온라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이마트가 하반기 크게 실적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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