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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보석 조건에 거부감...한때 '조기 석방' 거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179일만에 재판부의 직권 보석결정으로 석방될 예정이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성기노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석방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박남천)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으로 보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24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지 179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들과 협의를 거쳐 법원의 직권 보석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결정에 양 전 대법원장이 불복하고 계속 구속 상태로 있을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전말은 이렇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의 보석결정이 없어도 8월 10일로 1심 구속기간(최대 6개월)이 끝나 11일 0시 석방될 예정이었다. 이번 보석결정으로 불과 20여일 석방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측이 재판부 보석 결정을 불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은 재판부의 까다로운 보석 조건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심리할 내용이 워낙 방대한 데다 증거인멸 가능성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측이 보석신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직권으로 석방하는 대신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재판 출석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려는 계산이었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측은 재판부의 직권 보석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면 어떠한 제약도 없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원치도 않았던 까다로운 보석 상태에서 재판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측은 "구속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석방이 이뤄져야 하고 설령 보석이 결정되더라도 구속 만료와 비교해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보석결정에 반대를 했다.

만약 재판부가 보증금 납부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보증금을 내지 않거나 재판부가 제시한 조건을 지키지 않는 방법으로 보석이 취소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그렇게 되면 재판부의 보석 결정에 피고인이 불복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 나쁜 선례를 만들어 낸다’는 부담감에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의 보석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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