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수장 한목소리 "공매도 규제 등 가용수단 총동원해 과감하게 대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07 13:04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과도한 불안심리 가질필요 없어"

홍 부총리·이주열 한은 총재·최종구 금융위원장·윤석헌 금감원장 "시장안정 총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이미 준비해 놓은 컨틴전시 플랜에 기초해 공매도 규제강화 등 가용 수단을 동원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일본 수출규제·미중 환율분쟁 등과 관련해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시장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증시 수급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강화 등의 수단을 준비해 놓은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이를 적기에 적용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공매도규제 강화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분히 검토를 해 놨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 해당 주식을 가지고 있는 않은 상황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하락장에서 매도현상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공매도 규제 강화를 통해 일정기간 공매도를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왼쪽부터)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송두리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을 두고 홍 부총리는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장불안이 발생하면 준비된 계획에 따라 불안심리를 완화할 수 있는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우리나라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 대외건전성이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선됐다며 과도한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일본계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금융보복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크게 3가지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일본 측에 이번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촉구하고, 둘째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단기적으로는 기업 지원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부품을 일본 외 다른 국가에서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제, 금융, 재정상의 지원 조치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근원적인 방법으로 소재·부품·장비산업이 자립화를 이룰 수 있도록 5년 정도 준비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는 투자·수출 회복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지난주 통과된 추경이 9월까지 75% 이상 신속히 집행되도록 하겠다"며 "하반기에 진행될 민간·민자·공공 투자사업들도 프로젝트 건별로 점검해 투자견인의 마중물 역할을 조성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리기 전 착석하고 있다.(사진=연합)


이주열 총재는 이날 현재의 대내외 금융상황을 두고 "지금의 상황에서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고, 앞으로도 이런 대외 여건 전개양상에 따라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에 대한 양호한 대외 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변화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 대응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추가인하 여부를 바로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홍 부총리 주재로 열렸으며 이주열 총재, 최종구 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국내 금융과 외환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4개 정책당국 수장들이 지금이 엄중한 상황이란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빈틈 없이 대응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홍 부총리와 이 총재의 첫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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