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뽑힐라"…은행 '중소기업 살리기'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2 16:26

기업·국민은행 '중소기업 맞춤앱' 개발…각종 우대혜택·특화상품 지원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은행권 화두가 중소기업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부 규제 등 국내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개인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보복과 맞물려 중소기업 살리기가 주요 화두가 됐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을 위한 앱을 개발해 속속 선보이고 각종 우대혜택과 특화 상품들을 내세우며 중소기업 고객에 올인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IBK기업은행은 국내 최초 디지털 경영지원 플랫폼 ‘박스(BOX)’를 선보였다. BOX는 기업 경영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뜻으로, 자금부터 생산, 인력, 재무, 마케팅 등 중소기업 경영활동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은행이 금융 지원을 하는 것으로만 인식됐다면 이번 앱에서는 비금융 부문도 지원해 중소기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돕는다.

현재는 정책자금, 판로개척, 기업 부동산, 생산자 네트워크, 채용, 세금계산서 등 총 12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올해 말까지는 재무회계, 마케팅 등 35가지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BOX에 가입한 곳은 1만곳을 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경영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중소기업 CEO 2200여명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개발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출시 후 특히 제품 홍보와 기업 확보를 지원하는 생산자네트워크 BOX 등록 기업이 1500개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추천하는 플랫폼 ‘KB 브릿지(bridge)’를 은행권에서 처음 선보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430여개 기관에서 운영하는 정책자금 중 이용 사업자나 중소기업에게 꼭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하고 제안하는 플랫폼이다. 국민은행이 약 1년간의 기간을 거쳐 개발했다.

아직 플랫폼에서 정책자금 신청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24일 개최한 시연회에서 "현재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특화 앱 출시에다 특화 상품과 우대 적용, 각종 금융지원까지 더해지며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맞물려 은행들이 피해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이 대출상황 유예, 우대금리 제공 등을 적용해 바로 금융지원에 나섰고, NH농협·IBK기업은행과 지방은행들도 이에 동참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일본의 수출 보복에 가장 큰 피해가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부품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리와 상환조건을 우대하는 특화상품 ‘NH기업성공대출’을 총 3조원 한도로 12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재·부품 전문 중소·중견기업 등을 대상으로 운전과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와 별도로 최대 1.0%포인트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거래실적을 포함했을 때는 최대 1.5%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국민은행은 오는 14일부터 ‘KB 소재·부품기업 우대대출’을 1조원 한도로 선보인다. 소재·부품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전문기업 확인서’를 가진 기업이거나,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협약보증서를 발급받은 혁신기업이 대상이다. 최대 2.8%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른 국가산업분야 지원대상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추가지원 방안을 마련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가계대출 등이 한계에 이른 상황과 맞물려 은행권이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 금융지원뿐 아니라 중소기업 육성 등에도 소매를 걷고 나서며 중소기업 잡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혁신기업을 돕고 육성하면 은행 입장에서도 기술 협약을 맺을 수 있는 등 유리한 점이 있다"며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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