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유출 3년 이상 징역…국가기술 관리 대폭 강화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3 14:34

핵심기술 보유기업 외국인이 인수·합병땐 정부 신고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내년 2월 시행


국무위원들과 얘기하는 성윤모 산업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앞으로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거나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국가핵심기술을 고의로 해외에 유출했을 때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고, 산업기술 침해행위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등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13일 국무회의를 열어 국가핵심기술 등 산업기술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산업기술 유출 근절대책’에 따른 조치이다. 

그동안 외국기업은 국가연구개발자금을 받아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만 신고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기술탈취형 인수·합병을 관리할 수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매년 20건 이상의 기술 해외유출·시도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이번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모든 국가핵심기술 보유기업을 인수·합병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기술탈취가 목적이 아닌 정상적인 인수·합병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되는 경우 아무 문제 없이 인수·합병 진행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은 중국 등을 겨냥해 외국 기업의 미국내 기업 M&A는 물론 첨단제조업 투자, 부품 설계, 기술 이전에 빗장을 걸고 있으며 독일, 캐나다, 호주, 일본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술기업 인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다. 

개정안은 또 국가핵심기술을 훔쳐 부당한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해외에 유출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의 하한선을 뒀다. 현재는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도 일반 산업기술과 동일하게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기술을 침해한 사람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다. 영업비밀 침해와 같게 산입기술 침해의 경우에도 고의성이 인정되면 침해자의 우월적 지위 여부,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손해액의 3배 이내 범위에서 법원이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다. 

산업부 박건수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올해 1월초 발표한 산업기술 유출 근절대책을 제도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입법조치가 완료된 것"이라면서 "새로운 핵심기술의 개발, 확보만큼 이미 가지고 있는 핵심기술을 잘지키고 활용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부분이므로 강화되는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은 공포 후 6개월 뒤인 2020년 2월께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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