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한국도 안심 못한다...장단기 금리차 11년만에 최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8 11:34

미국은 한때 역전...전문가들 "당장 경기침체 나타나지 않지만 계속 주목해야"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불거진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가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채권금리는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나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때는 장단기 금리차가 줄고 심한 경우에는 역전 현상도 일어난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 축소나 금리역전은 중요한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8일 채권시장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4bp 하락한 1.095%, 10년물은 5.9bp 하락한 1.172%에 거래됐다. 2008년 8월12일(0.06%포인트) 이후 장단기 금리차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역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10년 금리가 2년보다 낮아지는 상황은 그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융시장을 잘 통제해온 상황이 균열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14일(현지시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619%까지 하락하며 2년물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이에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05%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93%), 나스닥 지수(-3.02%)도 크게 내렸다.

미국 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년여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바 있다. 다만 여러 대외변수를 고려할 때 당장의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역전이 장래 경기 자신감 약화와 정책 불신의 방증이란 점에선 당분간 글로벌 증시 악화는 일정수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단 최근 금리역전은 실물경기 침체보단 양대위기 이래 비전통적 통화완화에 기인한 장기채 금리의 기조적 하락, 잠복 정치·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 여타 선진국 대비 미국 경기 모멘텀 및 금리 메리트 우위에 근거한 수급 쏠림현상 영향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상의 본질을 살펴 다시금 시장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현 장세 난맥상 타개의 해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격차가 신뢰할 만한 경기침체 시그널로 인정 받기위해서는 국채 10년물과 2년물 격차가 역전되고 역전기간도 일정기간 지속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국채금리가 대외 불확실성과 연내 미 연준의 세 차례 이상의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장단기 금리 격차의 경기침체 시그널이 강화되기까지 미국채 금리의 최근과 같은 급락세는 진정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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