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서울시 사회주택사업

서울시가 민간에 토지를 빌려주고 저렴한 임대주택을 짓는 형태의 사회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나섰지만 공급주체인 사회적기업들이 부실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시범사업 대상지인 가리봉뉴타운해제구역에 공급되는 복합주택형 사회주택. (사진=서울시)



[에너지경제신문 성기노 기자] 서울시의 사회주택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사회주택이란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지 못하지만 민간임대주택의 높은 임대료는 부담스러운 주거 약자층을 위해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사회적기업, 비영리법인 등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직접공급에 따른 재정부담을 덜 수 있어 주거약자용 임대주택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는 대안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공급주체인 사회주택기업들이 자본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데다 사업경험도 일천해 경영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는 회생신청을 하더라도 채권 상환능력이 없어 강제파산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주택 사업을 매년 확장하면서 이들 기업에 융자해준 서울시는 세금만 날리게 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공급과는 채권자인 사회적경제과에 드로우주택협동조합에 대한 법인회생 신청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사는 전체 사회주택 건수의 3분의 1에 가까운 사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현재 자산이 28억원인데 부채가 46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서울시는 드로우주택협동조합이 사업을 시작하던 2016년 사회투자기금으로 5억8500만원을 융자해줬다. 이후 세 차례 상환유예를 했는데도 못 갚은 금액이 5억6700만원으로 사실상 채무 상환능력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는 드로우주택협동조합이 법인회생을 신청하더라도 강제파산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드로우주택협동조합 대표에 대한 재산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사회주택업체들이 부실화된 것은 임대료가 시세의 80% 수준으로 묶여 있다 보니 수익성이 좋지 않은 데다, 처음부터 경험도 부족한 영세업체들이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임대사업 경험이 없는 설계사무소 등이 사회주택을 운영하는 사례도 생겼다. 사회주택업체들이 빚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부채만 쌓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들 업체에 빌려준 융자금을 계속 상환유예를 해주고 있다.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업체들을 서울시가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사회주택 관련 예산을 계속 늘리고 있다. 2016년 62억원, 2017년 99억4000만원, 지난해 249억2000만원, 올해 353억7300만원으로 3년 새 5배 이상으로 늘렸다.

부실의 악순환 탓에 서울시는 2017년부터 ‘빈집살리기형 사회주택’ 사업을 포기했다. 대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부지를 매입해 싼 가격에 임대하고,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대출 보증을 서주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업체가 파산해 입주자들이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서울보증보험이 책임지는 구조여서 사회주택으로 인한 손실을 서울시와 정부가 ‘돌려막기’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사회적 가치 실현 시정은 그 취지는 좋지만 경영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것이 있다. 사업성을 꼼꼼하게 따져 시민들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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