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북미·캐나다 부동산 시장에 ‘허위매물’이 없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1 07:27

제시카 정(Jessica jung) 국제경영 컨설턴트 MBA
현) 아에베수 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전세계가 프롭테크 열풍이다. 프롭테크란 ‘Property + Tech’의 합성어로5G,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일컫는 단어이다. 국내에선 직방, 다방, 호갱노노, 네모 등의 기업들이 프롭테크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최근엔 금융, 시행, 분양 등의 기존 부동산 사업과 관련한 업체들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하여 프롭테크 시장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프롭테크 열풍이 가져온 부동산 시장의 다양한 정보와 기술의 발달은 부동산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고 본다. 예전처럼 오랜시간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미리 검색하고 전화 한통이면 사진 속 매물의 정보를 알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지역의 시세등 사전 정보를 비교분석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기능은 분명 우리를 똑똑한 소비자로 만들어 주고 있다.

다만 이렇게 찾은 정보를 최종적으로 선택한 후에는 결국 부동산 중개업자를 찾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다. 이미 어플에 나온 그 매물은 매매가 종료됐다거나 실제 이미지와 다른 매물을 내놓는 것이다. 이 때 소비자든 부동산 중개업자든 자신이 찾은 정보를 제공했던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불신도 함께 생겨나게 된다. 허위매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생각보다 크다. 맘에 쏙 드는 매물을 발견한 기쁨도 잠시, 이미 존재 하지 않거나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 하지 않았을 허위매물에 대한 아쉬움과 막상 해당 중개 업소를 방문했을 때 실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매물을 접한다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도둑 맞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때 플랫폼 업체는 허위매물을 신고하면 보상제도를 실시 한다고 말하고 부동산 업자는 온라인에 있는 매물보다 더 나은 집을 찾아준다고 말한다. 양쪽 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해외시장에선 직방, 다방 보다 한발 앞선 정보를 제공하는 ‘Zillow’가 있다. ‘Zillow’가 없는 캐나다에서도 직방과 같은 어플은 없다. 대신 ‘RE/MAX’ 같은 대형 부동산기업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는 정보를 공유하고 매물을 거래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그 어떤 플랫폼에서도 허위매물은 없다. 왜일까? 우선 부동산 시스템이 다른 점을 들 수 있다. 북미지역의 부동산 시장엔 공인중개사가 개인 사무실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처럼 한 건물 안에 여러 개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경쟁적으로 같은 매물로 경쟁하는 일은 없다. 대신 북미의 Real Estate Broker 들은 모두 대형 부동산 업체의 소속이 되어 자신이 관리 하는 매물을 업체의 사이트에 공유하며 상세한 정보와 사진을 제공한다. 이때 책정되는 주택 가격의 기준은 각 지역 시청에 신고된 자료를 근거로 하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홈 인스펙션을 통한 주택의 보수 상태에 따라 최종 책정된다. 직접 집주인이 의뢰한 매물이 아닌 이상 매물이 올라올 수 없으며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집의 상태와 가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므로 매수자는 매물의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할 필요는 없다. 집 가격의 협상만이 남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종 매매가를 조율하는 기준은 국가에서 보장하는 ‘홈 인스펙션 제도’인데 건물의 숨은 결점을 진단해 최종적으로 매매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권장사항으로 건물의 상태와 가치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매매의 마지막 단계에선 ‘Notary’ 라 불리는 국가 공인 공증인이 매매의 성립 여부를 공증하고 계약금의 최종 거래를 집행하여 이를 기록으로 보관한다. 이 같은 절차를 통해 거래된 주택의 매매가는 누구나 신뢰하는 전문가와 국가 정책에 기반한 것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허위 매물이나 사기계약을 방지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해외에서 직방, 다방과 같은 어플이 필요없는 이유는 정부의 체계적인 부동산 관련 정책과 관련업체의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프롭테크 기업에 책임을 일임하기 보다는 국가와 부동산 업계가 먼저 근본전인 정책부터 다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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