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전력거래량...경기악화, 기업 공장가동 줄어든 탓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17 12:55
-7월 전력거래량, 작년보다 4.5%↓..1∼7월 누계 전력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p 감소

-제조 대기업 143곳 가동률 78%... 1년 사이 2%p 이상 하락

-조업일수는 지난해 7월 총 24.0일에서 올해 7월 25.0일로 하루 늘어...경기악화 반증

-"국내외 정치·외교 모두 불안...기업 생산 활동을 줄이고 투자 망설여, 대책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올해 전력거래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악화로 대·중소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전력거래소의 ‘7월 전력시장 운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전력거래량은 3076억4000만k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7월 한달만 보면 전력거래량은 468억 킬로와트시(kWh)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5% 줄었다. 전력거래량은 전력시장에서 발전사와 한전 간에 실제 거래되는 수요량, 공급량, 발전량 등을 포함한 수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조업일수는 지난해 7월 총 24.0일에서 올해 7월 25.0일로 하루 늘었음에도 거래량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전력의 ‘7월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올해 1∼7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1691억1063만kWh로 지난해 1704억2477만kWh보다 1%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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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누계 전력거래량. (단위: 억kWh) [자료=전력거래소]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반기(半期)보고서를 제출하고 가동률을 공시한 143개 제조 기업의 상반기 가동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78.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0.97%)보다 2.17%p 하락한 것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했지만, 실적이 이에 뒤따르지 못하자 공장 가동을 크게 줄였다"며 "경기를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대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심리적 안정선인 80% 밑으로 떨어져 하반기 경제 상황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수퍼 사이클’이 끝나면서 IT·전기전자 업종의 가동률 하락이 심화됐다. IT·전기전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가동률이 87.54%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78.68%로 8.86%p나 떨어졌다. 또 석유화학과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업종 대부분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3.84%p), 철강(-2.6%p), 식음료(-0.74%p) 등도 가동률이 하락했다. 제약(2.94%p), 건자재(1.17%p), 생활용품(0.81%p), 자동차·부품(0.07%p), 조선·기계·설비(0.07%p) 등의 가동률이 소폭 올랐을 뿐이다.

이덕환 에너지정책합리화를 촉구하는 교수협의회 대표는 "전력거래량이 줄었다고 정부의 에너지 수요관리가 성공한 게 아니다. 공장가동률이 줄어든 게 그 원인이라는 것은 경기가 최악이라는 증거"라며 "국내 정치, 외교적인 상황이 모두 불안해 기업들이 생산 활동을 줄이고, 투자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망설이면 고용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고용이 감소하면 소비도 줄어들고, 경제 활력까지 떨어져 정부가 주장하는 소득주도성장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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