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라의 눈] 필승코리아펀드, 공모펀드 활성화 마중물 되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18 07:24

나율

▲금융증권부 나유라 기자.

"판매 보수, 운용 보수를 줄여서 이익이 돌아가도록 했고 수익 절반은 소재부품 장비에 지원하기로 했다. 아주 착한 펀드다. 반드시 성공시켜 많은 분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제2, 제3의 펀드가 만들어지도록 앞장서 노력해달라."(2019년 8월 26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올해 하반기 공모펀드 시장에서 단연 화제의 상품은 NH-아문디자산운용이 내놓은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다.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가 오랜 기간 수익률 부진 등으로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이 펀드는 문 대통령이 생애 처음으로 가입한 펀드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운용 규모 64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 시기와 상품 구조 등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일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펀드는 일본의 무역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재, 부품, 장비 업종 중 국산화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회 와교부 장관 등도 이 펀드 가입에 잇따라 동참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 소재, 장비, 부품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이 펀드를 선보일 당시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국산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소재, 부품, 장비업종의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추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트폴리오만 보면 시중이 많이 나와있는 IT펀드와 다를 게 없는데다 그간 정부의 정책에 맞춰 내놓은 펀드들이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졌던 만큼 이번 펀드 역시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이 펀드는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꾸준히 자금을 모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시 1개월 수익률은 3.13%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가입 계좌 수는 2만2000개를 넘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건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이 퍼질까 전전긍긍하던 국내 운용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점이다. 이 펀드가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다면 주식이나 펀드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사라지고 다른 우수한 공모펀드 역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필승코리아 펀드’의 흥행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운용사가 투자자들 수요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우수한 수익률을 보여준다면 제2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나오는 것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필승코리아 펀드가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고 공모펀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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