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00km 송유관·11개 저유소·164기 저장탱크로 국내 경질유 60% 운송
5년간 760억원 투자하는 안전대책 발표…안전설비 세계적 수준으로 강화
안전관리만큼이나 기름도둑 소탕에도 공들여…도유근절 마스터플랜 수립
▲대한송유관공사 본사.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전국 약 1200km에 달하는 지하 송유관을 이용해 대한민국에 경질유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한송유관공사(dopco)가 최근 안전대책을 강화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안전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송유관공사는 도유 근절을 위한 최첨단 기법을 도입해 ‘도유 제로화’를 선포했다. 총 3회에 걸쳐 송유관공사의 마스터플랜을 소개한다.
◇ 송유관공사는 어떤 곳
▲전국 약 1200km에 달하는 지하 송유관을 이용해 대한민국에 경질유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한송유관공사가 최근 안전대책을 강화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안전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송유관공사 본사가 위치한 판교저유소 전경.
송유관공사는 국가경제의 고도성장과 국민생활수준 향상으로 급증하는 석유에너지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1990년 정부와 국내 정유4사, 항공2사가 공동 출자해 탄생했다. 이후 2001년 정부지분을 정유사에 분할매각함으로써 현재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산업통상자원부, 에쓰오일, 현대중공업 등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송유관공사는 1200km에 달하는 송유관 외에도 판교, 고양, 대전, 천안 등 전국 11개 저유소에 164기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판교저유소는 수도권 유류공급의 핵심시설로 총 217만9000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40기의 탱크와 일일 44만6000배럴을 출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송유관공사의 경질유 비축량은 500만 배럴로 이는 국내 경질유 소비량의 6일분에 해당된다. 송유관공사는 이를 통해 국내 유류 소비량(3억545만배럴)의 약 60%에 해당하는 연간 1억8523만배럴 이상의 경질유를 수송하고 있다. 울산과 여수, 대산 등에 위치한 정유사가 생산한 석유제품 대부분은 송유관을 통해 저유소에 저장됐다가 주요 거점 도시와 공항, 비축기지 등에 전달된다.
송유관공사의 경질유 운송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보통 국내에 수입된 원유 대부분은 남부 해안지역의 정유공장에서 정제돼 서울, 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 공급된다. 석유공급을 위한 운송수단으로는 송유관, 철도, 항만, 유조차 등이 있는데 항만이나 유조차로 석유제품을 운송하는 것은 환경오염물질인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을 대거 배출한다. 하지만 송유관은 환경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특히 기상조건, 시간, 교통환경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천후 대량수송이 가능해 운송비용과 운송 소요시간이 대폭 절감된다. 이는 연간 450여억원의 직접물류비와 320여억원의 간접물류비 절감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교통과밀도 완화에 따른 사회간접투자비 절감과 대기, 해양오염과 같은 공해요인 감소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 송유관공사가 마련한 종합안전대책
▲송유관공사는 전국 약 1200km에 달하는 지하 송유관을 이용해 대한민국에 경질유를 공급하는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기업이다. 사진은 송유관공사 관계자들이 송유관을 매설하는 모습. |
송유관공사는 지난 7월 종합 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5년간 760억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고양저유소 사고 이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자문위원회’는 그동안 저유소를 중심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탱크 환기구 상황, 센서 및 CCTV 등 관리시스템, 탱크 소화설비 등을 집중 분석해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했다. 이에 대한 첫 조치로 송유관공사는 저유소 저장탱크와 탱크지역에서의 화재예방을 위한 체계가 갖춰지도록 화재감지기 등 안전설비를 순차적으로 설치했다. 이는 외부로부터의 점화물질에 의한 화재원인까지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또한 탱크지역 내 CCTV를 추가 설치해 사각지대를 제거하는 한편, 감시체계를 개편하고 만약의 화재 상황에 대비해 소화폼액 방출구, 물 분무설비 등 소방설비의 보강과 통제실에서도 설비제어가 가능한 원격 시스템을 도입해 화재의 실시간 감지와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확보했다.
송유관공사 김운학 사장은 "어떠한 기상이변에도 안전하게 경질유를 운송해 국민들이 쾌적하고 안락하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더 나아가 과감한 설비투자와 현장밀착형 안전문화 정착을 통해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고 무사고 사업장을 실현해 세계 수준의 안전관리 대표 기업으로 도약 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름도둑 소탕
송유관공사는 안전확보 만큼이나 기름도둑 소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송유관 도유는 그 자체로도 중대범죄지만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다가 화재나 인명피해, 상수원 오염 등 대형 사고로 확산될 수 있고 훔친 석유가 무자료로 유통됨으로써 석유 유통질서가 파괴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범죄다. 최근 유가상승 추세에 따라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도유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자 송유관공사는 최첨단화된 도유 감지 기술을 도입해 도유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2회에서는 도유범죄의 특징과 송유관공사의 도유근절 마스터플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