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KT 대주주 전환 성큼 '5000억대 증자 기대'
카카오뱅크, 카카오가 대주주로…시너지 강화해 영토 확장
토스뱅크까지 3강 구도 재편…"인터넷銀, 자본문제 해소로 혁신 기대"
▲케이뱅크(위)와 카카오뱅크.(사진=연합) |
여기에 토스뱅크(가칭)가 제3 인터넷은행 진입에 성공하게 되면 인터넷은행 판이 3강 구도로 새롭게 짜일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재개 가능성에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공정거래법 위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이 조항 탓에 KT가 케이뱅크 대주주가 되는 것에 제약이 있었다.
현재 케이뱅크 최대 주주는 14% 지분을 가진 우리은행이다. KT는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KT는 지난 3월 대주주가 되기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KT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어 금융당국은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케이뱅크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케이뱅크는 KT로부터 5900억원 유상증자를 받아 자본금을 1조원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었다. 케이뱅크 현재 자본금은 5051억원이다. 계속되는 적자난에 허덕이다가 대출 영업마저 중단하며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태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통과에 희망을 걸었고 결국 이날 개정안이 국회 첫 관문을 건너며 한숨 돌리게 됐다. 내달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KT가 케이뱅크 대주주로 올라 계획했던 유상증자가 가능해진다. 여론 반대 등 헤쳐나가야 할 장애물은 아직 있으나, 당장 자본확충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상적인 영업은 가능하다.
케이뱅크와 KT는 유상증자 규모 등을 두고 꾸준히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계획했던 590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질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1조원의 자본금을 맞추겠다는 계획에 따라 5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면 연내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케이뱅크는 자본수혈이 완료되면 대출 재개는 물론 준비했던 신상품 등을 내놓으며 당초 인터넷은행으로서 준비했던 다양한 혁신을 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또한 카카오를 새 대주주로 맞으며 튼튼한 날개를 달았다. 당초 카카오뱅크 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금융위원회 승인에 따라 회사가 가진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16%를 22일 카카오에 매각했다. 금융지주회사는 현행법상 자회사가 아닌 회사 지분을 5% 이하만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투지주는 5%-1주인 4.99%를 보유하고, 카카오에 매각한 후 남은 29%는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양도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 지분 18%를 가지고 있던 카카오는 지분 34%를 확보하며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뱅크 후발주자로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본금은 1조80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이용자 수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춘 카카오까지 등에 업으며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카카오 계열사와 다양한 협력을 강화해 카카오뱅크가 지닌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과 페이 간 결합이 늘어나고 있어 카카오페이와 협력도 기대된다. 내년에는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하고 있어 시장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규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도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이 결합한 토스뱅크도 다음달 인터넷은행 예비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다. 토스 또한 이미 1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핀테크 업체로, 인터넷은행 진출 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중소기업중앙회와 손잡은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금융시장에 필요한 혁신을 만들 새로운 인터넷은행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금융소외 계층에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인터넷은행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첨단 기술과 새로운 기법, 네트워크를 이용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인터넷은행이 도입됐다"라며 "인터넷은행들은 자본 증자 등 문제가 해결되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해 활기와 혁신을 불러 일으키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