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PS 정몽구 ‘품질경영’ 위협 …현대차 불신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2.23 16:28

MDPS 정몽구 ‘품질경영’ 위협 …현대차 불신 확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던 ‘품질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가 제작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부품 결함으로 인한 불신이 현대·기아차를 뒤덮고 있다. 현대모비스-현대차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다. 불신은 정몽구 회장의 예전 발언을 패러디하는 등 여러 형태로 분출되며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구나 품질 논란은 이제 막 출범한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에 옮겨 붙는 양상을 보여 주목을 끈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은 틈만 나면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2003년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전부터 ‘품질’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현대정공을 자동차 전문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로 전환시킨 배경도 품질 경영을 위해서다. 헌데 현대모비스 제품이 온전치 못해 그의 발목이 잡혔다. 현대모비스가 생산해 현대·기아차에 납품한 MDPS 부품에서 결함이 발견되는 바람에 소비자 불신을 자초하고 말았다.

차주들의 불신과 불만은 현대·기아차 관련 동호회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형국이다. 특히 현대차 MDPS 무상교체 실시는 내연하던 소비자 불신 확산에 촉매제가 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소비자는 현대·기아차의 보상 방식에 각종 비아냥과 조롱 섞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 그랜저 동호회 누리꾼들은 "우리 국민이 현대-기아차를 너무 키워줬네" "리콜이 아니라 무상교체를 한다, 기막힌 일이군" "MDPS 논란에 침묵과 변명으로 일관하더니, 뒤에서 하는 짓이란 쯔쯔…" 등 날선 반응을 나타냈다.

현대차 207만대를 무상교체 대상으로 만든 문제의 제품은 2006년 현대모비스가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전동식 조향장치(MDPS)로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을 대신하는 친환경 부품이다. 같은 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그룹 신년사에서 "품질은 제품의 근본적 경쟁력인 동시에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 사태로 현대차 자존심은 무너지고, 현대차 존재 이유는 사라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 차량을 넘어 그룹 총수를 조롱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현대차는 2006년 출시된 아반떼(HD)를 시작으로 i30, 쏘나타, 그랜저, 벨로스터, i40,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 순차적으로 현대모비스의 MDPS를 탑재했다. ‘형제 기업’ 기아차도 포르테, K5 등 자사의 라인업 중 대다수 차량에 현대모비스 MDPS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2008년 당시 기아차 포르테 전 차량에 현대모비스 MDPS를 장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문제의 MDPS가 기름 사용을 않고, 연비도 3~5% 향상되는 등 연료 효율성과 조향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MDPS 사태로 정몽구 회장이 그토록 강조해온 품질 경영이 벼랑 끝에 내몰렸고, 자칫 야심차게 내놓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에 그 불똥이 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앞으로 품질 제고를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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