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토지시장의 새 흐름 주목하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1.19 10:02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2017년 토지시장은 변수가 많다. 토지보상자금이 대거 풀리는 데다, 대통령선거과정에서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개발공약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산일 합리화로 이번 기회를 활용해 땅을 매각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거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토지시장에는 최대 19조 원에 이르는 토지개발 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특히 토지보상금의 절반이 서울 수서역세권과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풀릴 것으로 보인다. 토지 보상자금은 대체로 부동산으로 재 투자되는 성격이 강하다. 토지주들이 고령화되면서 과거처럼 대토 수요로 인근 토지시장을 크게 자극하지는 않겠지만 토지 수요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올해 치러질 대선은 일종의 국가적 이벤트다. 선거에 단골 메뉴가 바로 각종 부동산 공약이다. 다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 공약보다는 주거복지 공약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계층 간 양극화 해소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공약 말이다.  

이런 데도 부동산시장에서는 선거가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다. 올해 대선은 전체 부동산 시장보다는 지역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개발공약에 따른 토지시장 중심으로 국지적 교란 가능성이다. 주택시장보다는 토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하지만 개발공약을 무조건 믿지 말고 어느 정도 실현성이 있는 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나중에 실행으로 옮기지 않고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예산 확보등 후속작업이 뒤따라야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지난해 말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이제는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덜었다. 즉 장기보유특별공제(10~30%)적용 시 보유기간 계산을 위한 기산일이 올해부터 토지 취득일로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비사업용토지 장기보유에 따른 세부담이 완화되어 토지매물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토지시장의 또다른 변수는 농지 규제 완화 가능성이다. 정부가 쌀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절대농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대도시 주변의 절대농지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나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토지는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무엇보다 토지 시장의 최근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바로 투자 중심에서 실수요로 변화다. 수도권의 한 토지 전문 중개업자는 "10년 전만 해도 투자수요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20%로 줄고 실수요가 80%가 차지한다"고 말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묻어두기 식 투자는 과거 토지 투자 패러다임으로 요즘과 맞지 않는다. 비환금성이 강한 토지는 한번 사면 자금이 잠길 가능성이 높은데다 수익을 보려면 시간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땅을 살 때는 목적이 분명해야한다. 그 목적은 바로 가격 상승보다는 이용 측면의 가치다. 좀 더 쉽게 말해 건물을 지을 땅을 사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땅을 살 때는 합리적 상상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땅에 어떤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짓는다면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이 얼마인지 마음속에 그림을 그려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교외 땅을 사더라도 판단의 기준은 건물 신축이다. 잘만 활용하면 임대수익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노후에는 특히 그러하다.

스마트폰 앱 ‘토지이용규제’를 다운로드받아 활용하면 농지나 임야 등 교외지역 땅에 대한 용도지역, 인허가, 규제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굳이 비용을 들여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등을 떼어보지 않고서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편하게 확인 가능하니 꼭 사용해보길 권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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