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카드업계, ‘블록체인’을 새 먹거리로…인증부터 보안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5.23 07:47

▲국내 카드업계가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 전송 프로세스. (자료=BNK금융경영연구소)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블록체인’ 기술을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그간 본인인증에만 활용하던 것을 신용카드 포인트 관리와 카드론 대출 관리 등 고객이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실무영역에도 블록체인을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은 특정 금융기관의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수의 거래 참여자에 의해 타당성을 검증받는 분산 장부시스템을 의미한다. 하나의 블록에는 하나의 거래 내역이 기록되고 이 블록이 시간순으로 체인처럼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고객의 거래 내역을 안전하게 처리하고 보관하는데 매년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국내에서만 연간 5조원 규모로 중앙 집중화된 시스템은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참여자의 네트워크에 분산 보관 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지문인증에 활용해 앱카드 간편결제, 앱로그인 서비스 제공을 시행해 문서 위변조 방지를 통한 보안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포인트 적립, 사용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되고 보안문제도 해결돼 카드 포인트가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의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제휴사까지 포함한 대규모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포인트를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하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카드의 ‘엘포인트(L. POINT)’로 다른 사람에게 간편송금을 하거나 온라인쇼핑에서 간편결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다른 제휴사 포인트와 교환할 수도 있다. 또 종이로 발행되는 상품권 역시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관리해 위·변조나 중복 사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향후 카드포인트 관리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전문 스타트업 기업인 블로코와 손잡고 본격적인 활용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카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휴사 로그인 자동연결 서비스’를 도입해 제휴사 홈페이지나 앱에 별도의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 절차 없이 삼성카드 회원 자격으로 접근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어 전자문서 원본확인 업무와 생체정보 활용 사용자 인증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삼성앱카드 결제 앱에 지문을 활용해 접속하는 인증서비스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함께 디지털 결제, 빅데이터 분석역량 및 IT를 접목한 신사업 아이디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맹점 지원 통합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처럼 비트코인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카드사가 있는 반면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인한 보안성, 정보 유출에 대비하고 있는 카드사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다양화되고 지능화된 각종 카드 관련 범죄에 대응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정보 유출을 대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한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는 3분기 중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딥러닝 기술을 통해 기계 스스로 정상과 이상 거래 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해 각종 부정거래를 탐지하도록 했다. 특히 기존 신용카드 관련 이상 거래 감지 뿐 아니라 카드발급, 장기카드대출, 할부금융, 가맹점 등 모니터링 대상 업무를 늘리고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 이상 거래 탐지 대상 채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본인 인증 서비스인 ‘간편 인증 서비스’를 시작해 공인인증서와 달리 비밀번호 6자리만 설정하면 간편하게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9년 FDS를 구축한 NH농협카드 역시 국민카드와 마찬가지로 FDS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분석기법을 다양화 해 사고에 대한 적합성을 높이고 상반기 중 AI방식의 FDS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농협은행의 뱅킹 FDS와 농협카드의 FDS 사고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 카드 FDS는 새로운 수법을 탐지하고 사기유형에 대한 룰 기반의 모델분석기법을 적용하고 뱅킹 FDS는 부정거래에 이용된 인터넷 연결기기의 식별 고유번호인 IP와 네트워크 장비 고유번호 등 불량 단말기 정보를 토대로 부정거래를 탐지하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도입으로 결제보안시스템이 강화되면 장기적으로 보안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개선과 비용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앞으로도 블록체인과 실제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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