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58만7천㎾급)는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 영구정지된다. 사진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1호기(왼쪽 돔). 오른쪽 돔은 고리2호기.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정지 되면서 원전해체산업이 뜨고 있다. 설계수명을 다 채운 원전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지방자치단체 일부는 원전해체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여기고 있다. 원전해체센터 유치경쟁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배경이 여기에 있다. 기업들 역시 국내외 원전해체시장이 확대일로에 놓이자 군침을 흘리며 정부 방침에 촉각을 곧추세우고 있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 1호기 해체는 한수원이 총괄하지만, 실무작업은 전문회사가 대신한다. 어떤 회사가 해체작업을 맡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영국, 독일 등 해체산업 선진국이 비해 우리 기술이 뒤처지지 않는다고 본다"며 "일반적으로 원전 해체는 자국 기술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원전해체산업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고리원전 1호기를 둘러보고 지역 업체의 원전해체산업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 기업체가 보유한 기술을 소개하고 원전을 해체할 때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도 했다.

원전 해체기술은 방사선 안전관리, 기계, 화학, 제어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복합된 종합엔지니어링·융합기술이다. 고방사성의 극한 환경에서 적용하기 때문에 고도의 제염, 철거기술과 원격제어기술 등이 필요하다. 특히 해체작업에만 최소 15년 이상 걸리고, 약 1조원이 해체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자치단체 간 원전해체센터 유치경쟁도 다시 가열되는 양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014년 1473억원 규모로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을 때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경북, 전남, 전북, 강원 등 8개 자치단체가 유치 의향을 밝혔다. 그러나 작년 6월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의 경제성(B/C)이 0.26으로 나와 설립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그러자 고리 1호기가 있는 부산에서 다른 방향으로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추진했다. 원전 해체 기술을 검증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등 공정을 관리할 ‘원전해체센터’를 고리 1호기 주변에 설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 작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건의했다.

부산시는 331억3000만원을 들여 전체 면적 1만200㎡ 규모의 원전해체센터를 건립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조만간 부산시는 한수원과 공동으로 원전해체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고리1호기 해체 로드맵과 해체 절차, 원전해체산업 발전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원전 해체에 따른 위험을 예방하려면 사전에 기술을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가 필요하다"면서 "고리 1호기 주변에 해체센터를 건립, 인근 주민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역시 원전해체센터 유치를 목표로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원전 25기 중 12기가 경북에 있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도 가동하고 있는 만큼 해체센터는 당연히 경북에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를 경북도는 내세운다. 경북도 관계자는 "고리 1호기에 이어 월성 1호기 등 수명을 다한 원전이 잇따르는 만큼 해체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다시 본격적으로 유치활동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2014년부터 원전해체센터 유치에 뛰어들어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울산원전해체기술연구협회(UNDRA)를 창립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울주군은 해체센터 유치를 위한 예산 50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원전해체센터 설립 계획 등이 마련되면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올해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원전해체 기술 개발 연구를 위한 예산도 지원한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원전해체 안전성 평가, 폐기물 처리, 해체 부지 복원 등 특화된 기술 개발에 나선다.

한편 고리 1호기 해체를 기점으로 원전 해체산업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란 예측이다. 국내 원전은 고리 2호기(1983년)·3호기(1985년)·4호기(1986년), 월성 1호기(1983년), 한빛 1호기(1986년)·2호기(1987년), 한울 1호기(1988년)·2호기(1989년)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0년 안팎이나 된다. 세계적으로도 가동 중인 원전 438기 중 3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이 절반 이상이다. 이 중 상당수는 2020년 이후 가동을 멈출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이시각 주요뉴스


·  추경 때문에...국회 정상화 여야 합의 ‘불발’

·  자유한국당 5행시 조롱 댓글 줄이어 "당신들이 그러니까 이모…

·  D-7 한미정상회담, ‘웜비어 사망’ 벼랑끝 北의 선택은

·  홍석현, "신문·방송 갖다 바치고 얻은 자리" 발언한 홍준표 고…

·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죽음의 구간’서 또 연쇄추돌 사고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