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고리원전 1호기 건설현장의 용접공. 사진제공=연합뉴스



18일 자정(24시), ‘대한민국 1호 원전’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77년 6월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뒤 40년 만이다. 그동안 고리원전 1호기는 눈부신 한국 산업 발전을 견인해 왔다. 소련 체르노빌 원전 재앙,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안정성 문제로 숱하게 구설에도 올랐다. 그러나 이 모든 영광과 수모를 뒤로 한 체 고리원전 1호기 발전은 이제 역사가 됐다. 대신 폐로 작업이란 국내 원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쓰기 시작한다. 사람으로 치면 2모작 인생이 전개되는 것이다. 신기원을 열어가는 폐로 작업이 순항하면 국내 원전기술의 지평은 그만큼 넓어질 전망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1977년 6월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뒤 1978년 4월29일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총 공사비로 3억 달러(약 3400억원)가 투입됐다. 이는 1970년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일각에선 막대한 사업비를 들어 무모한 사업이라고 평가했지만 당시 정부는 영국-미국 등에서 돈을 빌려 공사에 나섰다. 2007년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됐으나 고리원전 1호기는 10년간 수명 연장이 결정돼 추가로 전력을 생산했다.

올해 6월9일 원자력안전위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의결하면서 고리 1호기는 가동이 영구 정지되기에 이르렀다. 영구정지 이후에는 원자로 내부의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꺼내 저장조에서 5년간 냉각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해체 작업은 2022년 뒤에 진행될 계획이다.

한수원은 17일 새벽부터 고리 1호기의 발전 속도를 줄이며 영구정지를 위한 과정을 밟았다. 18시에는 발전기 정지 눌러 고리원전 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한 데 이어 약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영구정지가 이뤄진 것이다. 이후 19시께는 제어봉을 넣어 원자로를 정지했다. 또한 냉각재를 부어 평소 300℃에 달하는 원자로 온도를 식히기 시작했다. 18일 자정(24시)이 되면 원자로 온도는 영구정지 기준인 약 93℃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고리원전 1호기 완전 해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가 있던 부지를 자연상태로 복원하기까지는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고리원전 1호기 해체 로드맵은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원자력계 일각에는 문재인 정부가 이날 탈핵에너지 로드맵을 내놓을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국내 원전 정책은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를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공산이 적지 않다. 한국이 한강의기적을 일궈내는 과정에서 고리원전 1호기는 급격히 늘어난 전력수요를 뒷받침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안전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며 원전 가동은 찬반 논란에 시달려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신규 원전 전면 중단을 비롯해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등 탈원전 정책 추진을 공약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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