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저성장, 저수익 기조에서 인력 감소와 지점 통폐합 등으로 비용을 축소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거래도 확대되자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 규모가 총 850명으로 최근 6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채용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의 공채 규모는 ▲2011년 1400명 ▲2014년 955명 ▲2015년 1354명 ▲2016년 850명 등의 순으로 특히 2015년의 경우 정부의 고용확대 지침으로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매년 감소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최근 6년간 일반직 행원 채용 규모 (자료:각사)


은행권의 채용은 규모 뿐 아니라 시기도 비정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상·하반기 공개채용을 정기적으로 실시했던 반면 최근에는 하반기에만 일반직 행원을 채용하거나 필요한 인력에 대한 상시채용이나 경력채용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 일반직 신입행원 공채를 실시한 은행은 신한은행이 유일했으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최근 3~4년간 상반기 일반직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일반직 공채를 하지 않고 창구업무만을 담당하는 행원을 채용했다. 이들의 직무의 경우 일반직과는 업무가 다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이 상반기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자리 창출이 수익성을 낮추는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나서기 보다는 핀테크, 인공지능(AI), 비대면 거래 확대 등 시대적 변화에 먼저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신규채용을 해왔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특성화고·마이터스고 등 고졸채용을 강조하자 2012~2013년 고졸 채용을 늘렸고 박근혜 정부는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추진하자 경력단절여성(경단녀) 공채를 일제히 신설해 지난 2015년 한 해에만 경단녀 1200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해 기준 특성화고 채용은 2012년의 25% 수준으로 감소했고 경단녀 채용 역시 전년대비 40% 줄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업의 인건비를 증가시키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신규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다. 새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고 성과연봉제 도입도 전면 폐기를 밝힌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인건비가 상승될 수 있어 규모를 늘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 모바일·스마트폰 등 비대면 거래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내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 수’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중 61.7%인 7734명이 스마트폰뱅킹에 등록돼 있으며 온라인과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권 임직원 수는 1만4775명으로 전년대비 2248명이 감소했고 은행 창구에서 거래되는 비중도 15% 밖에 되지 않았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과거 은행들은 점포를 많이 운영해 직원도 많이 필요했고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희망퇴직이나 4차 산업기술이 적용되면서 이공계나 IT계열 출신들을 선호하고 있어 대규모 공채보다는 수시채용 등으로 기술력을 강화해 1인당 생산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복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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