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 투데이) |
반도체시장 활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글로벌 반도체 판매액이 40조엔(한화 407조 912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화나 로봇산업 확대로 반도체 수요 확대 분위기가 계속되지만, 자동차 판매의 침체를 비롯한 시황 조정 신호도 속속 나온다.
지난 9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애플 등 기술주 주가 급락은 "애플의 차기 아이폰 성능은 기대에 못 미치고, 발매시기도 늦어질 것"이라는 증권사 리포트가 촉발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애플뿐만 아니라 IT 전체적으로 불안이 퍼지고 있다. 급팽창한 반도체 붐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반도체시장은 작년 4월을 저점으로 급격한 확대가 계속됐다. 업계단체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에 의하면 올해 세계판매는 전년보다 11.5% 늘어나는 3778억달러(427조 4051억 4000만 원)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제조장치 메이커 등 일본 업체도 반도체 활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올해 1∼3월 반도체 제조장치 수주액은 6297억엔(6조 4204억 2120만 원)으로 약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일본 최대의 반도체 제조장치 기업인 도쿄일렉트론 가와이 도시키 사장은 "반도체나 제조장치는 다음 성장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런 평가에는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확대로 반도체 용도가 확대된 영향이 반영됐다.
이는 반도체경기 소순환에서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시카노 다쓰시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상승국면은 짧게 잡아도 2018년 가을까지 계속된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제조장치의 경제파급 효과를 산업연관표에서 분석하면 신규수주 등 100억엔의 수요가 생기면 147억엔의 파급효과가 생긴다. 승용차(266억엔) 정도는 아니지만 통신기계(146억엔)와 맞먹는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현재 반도체 시황이 2000년 IT거품경제기 정도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경고음을 냈다.
이 연구소의 다케다 요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의 반도체 출하 액수는 최종제품의 실수요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인 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일본 메이커에 의한 반도체 제조장치의 수주잔고는 4월 시점 최고인 1조1657억엔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수요 급감 등 시장이 격변하면 분위기가 급변, 수주 취소가 잇따를 우려도 제기됐다.
중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반도체에 대한 거액투자도 향후 반도체 시장에 파란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반도체시장은 중장기적으로는 확대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기는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참가자들은 시황이 매우 좋을 때 변조의 시그널을 못보고 넘기기 쉽다"고 경고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