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한달새 19% ‘뚝’…원유시장 헤징 구조 격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22 07:42

"원유 생산업체 헤징 줄이자 선박·항공섹터 진입"

▲12개월 브렌트에 대한 풋옵션 스큐지수는 2016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표=블룸버그)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50달러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는 지난 한 달 동안 19% 이상 급락하면서 40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 2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나타내며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원유시장 헤징 구조도 격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생산업체들은 유가 하락에 대한 헤지를 크게 줄였지만, 선박과 항공 업계가 그 빈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인용한 소시에테제네랄(SG)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생산업체들은 옵션 시장에서 지난 2월 이후 헤지 규모를 "상당히" 줄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올랐던 지난해 말 미국 셰일을 포함한 원유 생산업계가 대거 헤지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데이비드 센크 SG 원자재 전략가는 "생산자- 소비자 헤징 행동에서 의미 있는 전환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센크 전략가에 따르면 선박업체, 항공업체처럼 원유를 쓰는 대형 소비 주체들은 유가를 낮게 가둬 두려고 한다. 반면, 대부분 생산자들은 손실이 나는 헤징을 청산하고 있다.

12개월 브렌트에 대한 풋옵션 스큐지수는 2016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생산업체들이 물량을 현 유가대로 높게 유지해두려고 하면 올라가고 소비자들이 물량 가격을 낮게 가둬두려고 하면 떨어진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새로운 셰일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센크 전략가는 예상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패턴 변화는 옵션에서 뿐 아니라 선물 곡선에서도 나타났다. 유가 곡선이 요 며칠 사이 백워데이션에서 콘탱고로 급변했다. 백워데이션은 현물이나 근원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높은 상태를, 콘탱고는 현물이나 근원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때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콘탱고가,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 백워데이션이 목격되고는 한다. 

씨티그룹은 "관심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크게 전환됐다"며 헤지펀드들의 유가 상승 베팅이 줄고 소비자들이 저유가를 묶어두려는 헤징 활동을 늘리면서 원유시장의 구조에 변형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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