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왕국’ 사우디, 왕위계승 1순위에 친아들 ‘빈살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21 16:04
-살만 국왕, 조카 내치고 친아들 제1왕위계승자로 교체
-30대 사우디 국왕 즉위 가능성 커져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서른하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삼촌을 밀어내고 제1왕위계승자로 등극했다.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1일(현지시간) 친아들인 빈살만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을 제1왕위계승자로 책봉한다는 칙령을 내렸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21일 열린 왕위계승위원회에서 위원 43명중 31명이 제1왕위계승자 교체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살만 국왕은 칙령 발표와 함께 왕실과 국민에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계승자에 충성 서약을 요청함으로써 왕위계승 서열 교체를 공식화했다.

살만 국왕의 현재 82세의 고령임을 고려하면,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30대에 중동의 맹주이자 세계 최대 ‘석유 왕국’인 사우디의 국왕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그는 왕위 계승서열 2위였지만, 사우디 왕정을 지탱하는 군과 에너지 산업을 관장해 ‘실세 왕자’로 불렸다. 외국 언론은 그를 ‘MBS’라는 약칭으로 부르면서 살만 국왕의 심복으로 평가한다.

살만 국왕은 2015년 1월 국왕에 즉위한 뒤 내각의 주요 고위직에 40∼50대의 젊은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의 측근을 임명하고 미국,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 면담에 그를 보내 힘을 실었다.

친아들을 차기 국왕으로 만들기 위해 일찌감치 후계 구도를 설계한 셈이다.

이 때문에 사우디 왕실 안팎에선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가 결국 왕위 계승 서열을 뒤집고 차기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분분했다.

또 경제·사회 정책을 결정하는 왕실 직속 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사우디의 차세대 개혁 청사진인 ‘사우디 2030’을 주도했다.

빈살만 왕자는 원유에만 의존하고 있는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우디는 석유가 없어도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년 넘게 장기화 되는 저유가 기조가 경제성장 하락과 재정적자 악화로 이어지면서 사우디 경제를 위협하고 있기 떄문이다.

핼리마 크로프트 RBC 원자재 부문 팀장은 "빈살만 왕자는 현재 아랍의 젊은 지도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고 싶어 하며, 그만큼 이번 경제 개혁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국장장관과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장직에도 유임됐다.

그가 사우디의 반(反)이란 정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경파인 만큼 사우디와 이란의 패권경쟁과 긴장은 더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모하마드 빈나예프 알사우드(58) 내무장관은 모든 공적 지위가 박탈됐다.

그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보다 왕위계승 순서에서 앞서지만, 권력 구도에서 밀린다는 평을 받았다.

모하마드 빈나예프 왕자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조카이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의 사촌형이다. 그의 선친 나예프 빈압둘아지즈 왕자도 2011년 제1왕위계승자에 책봉됐지만 1년 뒤 사망하면서 살만 현 국왕에게 이양됐다.

살만 국왕과 나예프 왕자는 사우디 왕실의 주류 혈통인 ‘수다이리 세븐’에 속한 동복형제 사이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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