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BGF리테일, 지주회사 전환 앞두고 홍석조 회장 특수관계인은 왜 팔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26 06:35

[기업분석] BGF리테일, 특수관계인 매각은 ‘편의점 성장의 끝’ 알리는 신호탄격…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분할비율에 대해서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자료=전자공시시스템, 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밝힌 이후 줄곧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오너가에서는 자사주 의결권 부활 등 ‘자사주 마법’을 활용하면서까지 지분 늘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BGF리테일은 홍석조 대표이사 회장의 특수관계인마저 주식을 대폭 팔아치웠다.

BGF리테일 주가는 23일 대주주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의 대규모 블록딜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락했다.

홍 전 회장 등은 22일 장 종료 직후 대규모 블록딜에 나서 252만주를 매각했다. 전날 종가는 11만원이었고, 홍 전 회장 등은 주당 10만원에 매각을 마쳤다. 1주당 할인율은 9.09%였다.

홍 전 회장 등은 보유한 BGF리테일 지분 일부를 매각해 2520억원 규모를 챙겼다.

홍 전 회장은 매각전 353만여주(지분율 7.13%)였으나 보유 지분 3.97%를 팔아 지분율이 3.16%로 낮아졌다. 홍 전 총괄부관장은 매각전 319만여주(6.45%)에서 1.12%를 팔아 지분율이 5.33%가 됐다.

홍 전 회장 등은 이번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1년, 사업회사에 대해서는 5년 매도제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은 지난 8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자 다음날 주가는 18.5% 급락했다.

▲BGF리테일의 최근 1년여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증권가에서는 BGF리테일이 공시한 사업회사와 지주회사의 분할비율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은 투자회사가 될 지주사 BGF와 현재 주력 사업을 그대로 가져갈 BGF리테일의 분할 비율이 0.6512대 0.3488의 비율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BGF리테일 주주들은 편의점의 성장성을 보고 높은 가격을 매겨왔다. 그런데 분할을 하게 되면 편의점 사업회사 주식은 10주 기준으로 3.5주만 받고 껍데기에 불과한 BGF 주식을 6.5주 받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가치보다는 최석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오너 승계를 염두에 둔 지주사 전환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투자자들로서는 인적분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지만 또다시 특수관계인인 홍 전 회장과 홍 전 총괄부관장이 블록딜을 진행하면서 주가를 10% 상당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데 대해서도 못마땅해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상장한 BGF리테일은 상장 당시부터 편의점 성장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BGF리테일의 실적도 예전같지는 않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156억원, 영업이익 396억원, 당기순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7.6%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6%, 29.1% 감소했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BGF리테일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홍석조 회장의 특수관계인인 홍 전 회장과 홍 전 총괄부관장이 주식 매각에 나서자 오너가 스스로 시장에 편의점의 성장이 끝났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검찰의 프랜차이즈 업계인 미스터피자 압수 수색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은 프랜차이즈 업이라 할 수 있는 BGF리테일에도 유리한 여건이라고는 할 수 없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12월 14일 저녁 경북 경산의 CU 편의점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비닐봉투값 20원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BGF리테일은 3개월여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은 후에야 올해 4월 4일 박재구 사장 명의로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한 매장 근무 환경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홍 전 회장과 홍 전 총괄부회장이 주식을 매각하며 챙긴 2520억원은 20원에 불과한 비닐봉지 때문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르바이트생과 극과 극으로 대조되는 현실이기도 하다.

▲홍석조 대표이사 회장


BGF리테일의 홍석조 회장은 1953년 1월생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美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18회 사법 시험에 합격했고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대검찰청 기획과장, 법무부 검찰제2과장, 법무부 검찰국 국장, 검찰인사위원회 위원,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7년 3월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고 현재 BGF리테일 회장(비등기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홍 회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전 중앙미디어 네트워크 회장의 동생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대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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