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첫 방미길 ‘열공’… 트럼프 돌출발언 우려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28 13:20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48일 만에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8일) 취임 후 첫 방미(訪美)길에 오른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일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한미정상회담이다. 여기에서 어떤 성과가 도출되느냐에 따라 문 대통령의 ‘방미 점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29~30일)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양 정상간 개인적 유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양 정상간 만남이 이번이 처음인 데다 양국 정부 모두 출범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현실적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26일 전직 주미대사들과의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서 "한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애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양국간 민감한 현안인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양해하는 원론적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되도록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전문가들도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에서 너무 기준을 높게 잡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전문가는 "이념도 성향도 다른 사람들이 이번에 모여 주요 현안들을 풀어내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방미에서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상호신뢰의 기초를 쌓고 오는 정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돌출 발언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사드 및 한미FTA 등 쟁점 이슈에 대한 공세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문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 후 꾸준히 각계 전문가들을 만나며 미국 방문 준비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에는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을 만나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사드는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임 정부의 결정이지만 정권이 교체됐다 해서 결코 이를 가볍게 여기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의 외교 전문가들을 초청해 만난 자리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전례 등을 경청하면서 회담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달 2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반 전 총장은 "북핵 문제를 포괄적·단계적·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라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초기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북한에 원칙적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주말에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대북 대화파’로 알려진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문 특보로부터 미국 조야의 반응을 듣는 동시에 핵심 의제인 대북 관계와 관련해 임 전 장관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도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이 직접 현안을 공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