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수출중소기업 기본에 충실할 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6.28 21:13

김한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본부장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대한민국 호()3개월여의 공백이 메워지고 새 출발의 닻을 올렸는데, 주변 환경이 순풍만 불고 있지는 않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주요 요인이다.

특히
,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매서웠다. 중국의 한류 금지령인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수출 감소를 비롯 중국관광객 또한 급감하면서 국내 일부 관광지의 지역경제가 휘청 거릴 정도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관계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 중국의 무역보복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중국만을 대상으로 수출입하는 중소기업은 정치·군사적인 변화에 따라 언제든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관세청 통계 기준으로 작년 한 해 동안 대한민국과 무역거래가
1건 이상 있었던 국가가 248개국이며, 이 중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넘는 국가는 110개국에 이른다. 작년 대한민국의 총 수출액은 4954억 달러였는데 그 중 중국 수출액은 1244억 달러로 전체의 25.1%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무역보복이 초기 우려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이 수치상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 특정 국가로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하나의 국가 리스크임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출 다각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중소기업에게는 결코 만만치만은 않은 일이다
.

그 이유는 첫째
, 대부분의 선진국 시장은 진입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기에 해당요건을 갖춘 일부 중소기업만이 진출할 수 있는 구조이다.

둘째
, 문화적·지리적으로 멀어질수록 중소기업이 실감하는 외국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 현지시장에서 외국기업이 실감하는 불리함의 총칭)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시장 진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 진출의 경험을 기반으로 삼아 다른 선진국을 공략하면서 시장 다변화와 고도화를 이루는 발전적 성장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상적인 방향이라 할 수 있으나 이 과정을 거치는 중소기업이 많지 않다
.

하지만
, 또다시 올지도 모르는 피해를 대비해 근본을 단단하게,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에 기본으로 돌아가 수출 중소기업으로서 준비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곰곰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셋째는 해외시장 환경
, 해외소비자의 니즈 등 정보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수요가 있어야 수출이 가능하기에 현지시장의 트렌드 파악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
(global standard)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세계화 되면서 시스템이나 물품 등을 세계적으로 통용시키기 위해서는 통일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 특허와 인증에 대한 지식이다. 수출 국가에 따라 특허와 인증 시스템이 다르다. 특히, 특허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으로 어렵게 진출한 후에 현지 기업의 미투(me too) 제품에 의해 점유율을 쉽게 빼앗기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미미한 곳이 있어 특허신청은 필수이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성향인 글로벌 지향성을 지녀야할 것이다.

물론 연구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것이며 가시적인 성과가 바로 도출되지도 않는다
. 이런 노력이 국내 중소기업계에 경험과 지식 축적에 도움을 줄 것이며,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자신감의 원천이 될 것이다.

이미 수출현장에서는 수출시장 다각화는 필요가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가지고 벌써부터 뛰고 있는 발 빠른 중소기업들도 있다
.

지난
6월 중미 최대시장인 멕시코를 비롯해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 중남미 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중소기업 중남미 시장개척단은 중소기업 해외진출에 대한 최근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발 빠른 기업들도 있지만
, 수출의지가 있는 다수의 중소기업들은 인력과 자금 운용의 한계로 현지 시장 분석 등 기초 작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현지 인증정보와 최신버전의 해외시장분석보고서를 제공하고 있고
, 관련 해외전시회 단체관 참가지원 등 수출 지원사업을 하고 있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선 세종때 제작된 용비어천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기에,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 성하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본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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