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송송커플의 결혼과 K-웨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7.11 11:30

김세원 카톨릭대학교 융복합전공 교수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남녀 주인공이었던 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결혼 발표가 요즘 연예가의 화제다. ‘태후’는 지난해 2월24일부터 4월14일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태후’는 가상의 오지인 우르크를 배경으로 파병군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와 의료봉사자인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이 엮어내는 블록버스터급 멜로드라마. 4월14일 마지막 방송에서 최고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중국에선 최대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를 통해 독점 방영됐는데 4월 15일 기준 조회수가 26억8500만뷰를 돌파했다. 당시 영국 BBC방송이 ‘아시아를 휩쓴 한국의 로맨스’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무리가 아니다.  

‘태후’열풍이 유발한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태후’ 신드롬이 한창이던 지난해 4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드라마의 간접 수출과 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광고효과를 포함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드라마는 KBS 문화산업전문회사와 국내 4대 영화투자배급사로 꼽히는 ‘NEW(넥스트 엔터테인먼트 월드)’가 제작했다.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해외 판매에 성공해 총제작비 130억 원을 모두 회수했다. 중국 아이치이에서 총 16회 방영 판권을 40만 달러(약 46억 원 ?회당 25만 달러)에 구입했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과 미국, 중동, 러시아, 터키, 일본, 동남아시아 등 32개국에 판매됐다.  

방영된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일각에서는 ‘태후’의 경제효과를 3조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현재까지도 판권 세일즈가 진행 중이며, 리메이크 판권, OST 음원 판매 수익은 물론, PPL로 등장하는 식품, 패션, 화장품 판매와 여행명소로 떠오른 드라마 촬영지(강원 태백)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출한 부가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주연배우 송중기와 송혜교는 주춤했던 한류열풍을 재점화하며 최고의 한류스타가 됐다. 드라마 방영 이후 두 사람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어권 시장을 목표로 한 글로벌기업의 브랜드 광고모델을 휩쓸었다. 특히 송중기는 광고모델료와 행사출연료 등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측됐다. 송중기가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 여성기업인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대가로 3억원을 제시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지난 2011년 4월29일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했을 때 마케팅회사 버딕트리서치, 블룸버그통신등은 이들의 결혼식이 10억달러(약 1조805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끌어낼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적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결혼식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55만 명이 런던을 찾아 숙박비와 기념품 쇼핑, 식·음료비, 관광 등으로 1억 7000만달러 가량을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영국 관광청은 로열웨딩의 배경이 된 런던의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이 400만명 이상 늘어나 20억파운드(약 3조원)의 관광수입증가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 비용 약 5000만 파운드(742억원)를 제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송-송 커플의 결혼과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왕자의 결혼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의 결혼을 두 사람과 양가의 경사로만 여기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송송 커플은 개도국 국가 예산과 맞먹는 경제효과를 일으킨 주역이 아닌가? 콘텐츠산업은 제조업, 관광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한다.  

결혼식 생중계 판권 판매, 각종 결혼 기념품 제작 판매, 결혼식장과 웨딩사진 촬영지 관광프로그램 개발, 관련 이벤트 개최 등을 통해 사드문제로 막혀버린 대중국 수출 길을 뚫을 수도있다.  

송-송커플의 결혼이 결혼식장에서부터 혼수쇼핑, 메이크업, 웨딩촬영, 신혼여행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우리의 웨딩문화, K-웨딩을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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