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부 나유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
코스닥지수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며 2500선 돌파를 앞둔 것과 대조적이다. 2000년 3월 10일에는 2834.40까지 급등했지만 벤처 버블이 터지면서 그해 말 525.80으로 추락했다.
코스닥 시장은 1996년 미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코스피에 이은 2부 리그라는 인식이 많다. 카카오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LG유플러스 등은 주가 재평가를 기대하며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당시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을 택했다. 당시 거래소는 카카오 코스피 이전상장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업을 방문해 설득했지만 카카오의 이전상장 고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코스피는 대형주, 코스닥은 중소형주들이 주를 지루면서 코스닥을 코스피와 동등한 시장이 아닌 코스피를 위해 거쳐야 하는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강하고, 특정 산업의 편중이 심한데다 불공정거래 등이 많아 시장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 위원장은 코스닥 출범 21주년 간담회에서 "코스닥지수는 한국거래소, 상장기업, IB, 캐피탈 등 시장 참여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 거래소, 투자자, 기업들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만 진정한 제2의 나스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소 상투적인 말일지 몰라도 현재 코스닥지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이다. 실제 코스닥상장사 재무제표를 보면 2, 3년간 실적이 꾸준히 상승세인데도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들은 대체로 투자자와의 소통 창구인 투자설명회(IR)에도 소극적이다. 임원들이 IR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본사가 지방에 소재한 기업들은 수도권에 있는 업체들에 비해 IR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
당국은 불공정세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거래소는 양질의 기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IR 활동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스닥상장사들은 지속적으로 IR을 개최해 투자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아무리 실적이 잘 나오더라도 시장에 알려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코스닥이 2부 리그가 아닌 코스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모두의 힘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