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칼럼] 도시재생의 기본은 소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7.20 17:53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 회장 겸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서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근대화를 시작하면서 도시인구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도시 내 주택문제를 비롯해 교육·교통·환경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양적증가를 해왔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한 지금 이들 도시들은 물리적 노후화는 물론 기능적·경제적 노후까지 수반하고 있다. 도시 슬럼화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게 되어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사업은 토지 등 소유자 중심의 물리적 환경개선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거주자 중심의 도시재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미래의 도시는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와 함께 생태도시, 창조도시, 녹색성장도시, U-city, 평생학습도시 등 다양한 성격의 도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 모든 도시들의 형태는 결국 거주민들의 요구에 부흥해야 하며 그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가꾸기를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중앙대학교 이석현 교수가 쓴 ‘공감의 도시 창조적 디자인’이란 책이 있다. 이 책 속의 내용 중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도시의 디자인을 가꾸고자 하는가? 그럼 우선 귀를 열고 그 도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보라. 그리고 남이 자신과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그럼 소통이 시작되고 공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창조적 디자인을 바라는가? 그럼 소통에 대해 고민하자. 창조는 소통의 절친한 벗이다. 창조는 스스로의 잠재된 스토리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새로운 공감의 이미지가 될 때 생겨난다. 그렇게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다.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쉼 없이 그 답을 찾아 헤맬 많은 친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요점은 바로 공감의 도시를 만들려면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소통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창조적 디자인 도시를 만드는 것도 역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분명 말하고 있다. 거주민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사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사업은 낙후되고 슬럼화 된 곳을 부수고 새롭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앞으로의 도시재생사업은 그 도시 속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찾아 새롭게 만들어가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입장에서 공간의 가치를 창출하며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까지 새로운 단계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인간미 넘치는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도시재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감의 도시 창조적 디자인"은 주민들과 소통하고 주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미래도시의 모습, 도시재생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도시의 양적성장과 확대에만 치중해 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지금도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산 가치나 중요성을 금전적 가치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때다. 물론 부동산에 대한 접근방법을 지금까지는 금전적 가치상승에 두었다면 앞으로의 부동산에 대한 접근방법은 도시거리의 아름다움과 깨끗한 공기, 물 그리고 주민 간 커뮤니티 공간조성, 아름다운 도시 디자인의 지속가능성 등 쾌적한 정주환경에 두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도시기능의 압축과 함께 기존 주민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커뮤니티 공간 환경조성이 우선 되어야 하며 무조건적 도시개발과 인위적 도시조성보다는 기존도시의 보존과 함께 예술적 창조도시가 공존하는 매력적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재생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며 이들로 하여금 주민 간 소통과 참여의식을 높일 수 있는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대안 제시도 있어야 하며 사업추진 방법도 주민 스스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금까지의 조급함과 획일성, 단편적, 시각중심의 도시개발과 수익성을 내세운 개발이 아니라 지역자원의 이용과 함께 장기적 배려하의 정책지원 그리고 창조적 접근방식과 지역특색에 맞는 맞춤형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바로 주민을 위한 도시재생사업이며 우리나라의 미래 도시재생사업 추진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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