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업계 상반기 선방…하반기는 더 ‘맑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8.16 14:29

정유업계 2분기 실적부진 하반기 반등...석화업계 상승 분위기 이어져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안정적인 국제유가와 양호한 정제마진에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분기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정제마진이 좋아지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올리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각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보고가 거의 마무리됐다. 정유업계의 경우 1분기에는 안정적인 국제유가와 양호한 정제마진에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분기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등의 마진이 좋아 상반기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업계 모두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안정적 국제유가와 양호한 정제마진에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가 2분기 유가하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Oil,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4%, 81.7%, 28.9%, 21.9% 감소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 감소에도 정유업계 표정은 비교적 여유가 있다. 2분기 실적 감소는 이미 예고된 상태였고, 하반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좋을 것이라는 우호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체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초 배럴당 8달러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6.9달러 수준이었던 복합정제마진은 5월 유가 하락으로 6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달 평균 7.4달러까지 올랐으며 이달 들어서도 고공행진 중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도입한 원유의 가격과 이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의 가격 차로 정제마진이 높을 수록 정유사의 이익도 확대된다.

정제마진이 고공 행진을 펼치면서 3분기 정유사의 실적 기대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2분기 42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최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11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Oil 역시 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정유업계의 실적개선에 가장 큰 걸림돌로 예상했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아시아 지역 정제시설 증설 물량이 올해 계획(268만배럴) 대비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정유사 가동률이 96%를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재고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티팟(teapot) 가동률이 상승해 공급이 늘어나는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유가가 급등락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두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석유화학업계 상반기 개선…하반기 반등

▲석유화학업계는 에틸렌 등의 마진이 좋아 올해 상반기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에틸렌 등의 가격 상승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올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5238억원을 기록해 2011년 상반기(1조6107억원) 이래 6년 만에 반기 영업이익 최대치를 달성했다. 2분기에도 매출액 6조3821억원, 영업이익 7269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유가하락에 의한 기초유분 약세 전환에도 합성고무, ABS, PVC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다. 또 전기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부문, TV 소재를 개발하는 정보전자소재부문, 신약과 비료 등을 생산하는 생명과학부문 등 사업다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LG화학과는 달리 범용제품 위주의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은 유가하락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1조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준수한 실적을 거뒀지만, 기초사업부문에서의 영업이익 하락이 발생했다.

한화케미칼도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4856억원, 영업이익 21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23922억원)은 늘었지만, 영업이익(2936억원)이 11.30%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였던 제품가격 하락이 멈추고 상승 국면에 들어간데다 생산 마진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에틸렌·프로필렌·벤젠 등 기초 화학제품 가격이 6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에틸렌의 경우 이달 들어 톤당 1100달러를 돌파했으며 석유화학업체의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납사-에틸렌 스프레드(가격 차)는 지난달 503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올라 최근에는 640달러 선을 넘어섰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가성소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PVC 등 주요제품의 가격 강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계절적 성수기의 영향으로 기초 소재 부문의 시황이 좋고,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와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생산 설비 폐쇄에 따라 가격 강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 측도 "2분기에 이어 기초소재부문의 안정적 수익 창출 및 전지부문 사업 성장세 지속 등 각 사업부문에서의 매출 증대 및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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