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메이저, 전기차 ESS 확산 대비 리튬 확보 전쟁 ‘치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8.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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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io Tinto)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광산회사들이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리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선, 영국-호주 원자재 회사 리오틴토(Rio Tinto Group )는 미래먹거리로 리튬을 낙점하고, 전세계 수요의 10%에 달하는 세르비아 리튬 프로젝트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리오틴토 측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야다르 광산에서 추출한 샘플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전기차와 ESS에 이용되는 금속 수요에 발맞춰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리오틴토의 사이먼 트롯 소금, 우라늄, 붕산염 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많은 혁신이 이뤄졌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리오틴토)가 생산하고 있는 탄산리튬의 품질을 보장한다. 고객 수요를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오틴토의 이 같은 흐름은 경쟁사인 BHP 빌리턴(BHP Billiton Ltd.)과 글렌코어(Glencore Plc)의 추세와 맞물린 것이다. 세계 3대 메이저 광산회사는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 수요 급증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글렌코어의 이반 글렌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리튬과 함께 구리, 코발트, 니켈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BHP는 지난 주 배터리 시장을 타깃으로 한 니켈 증산 계획을 밝혔다.

경쟁사들의 도전에도 리오틴토는 자신만만하다. 리오의 트롯 디렉터는 "야다르 광산은 세계 3대 리튬 보유고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의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리오의 자신감은 점차 빨라지는 전기차 확산 속도에 힘입은 것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가격의 하락세에 힘입어 2040년 전기차가 휘발유와 디젤차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전기차 확산의 관건이다.

또, 2040년이 되면 전 세계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5억3000만 대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금융시장 큰손들도 리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영국계 광산 금속 전문 투자사 블랙록(BlackRock World Mining Trust)은 지난 주 상반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향후 10년 동안 일어날 자동차 업계의 변화로 전세계가 시끄럽지만, 이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산업은 없다"고 지적하면서 "전기차의 확산은 이제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블랙록의 에비 함브로, 올리비아 마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펀드(블랙록)는 리튬 생산업체인 알버말과 호주의 갤럭시 리소시스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메이저 광산업체들이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리튬 업계는 미국의 알버말과 FMC, 칠레 SQM, 중국 티엔치리튬 등이 이미 공고히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네 개의 업체가 전세계 리튬 공급의 80% 이상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도 문제다. 호주 자원업체 갤럭시 리소시스의 안토니 Tse CEO는 "리오틴토와 같은 대형 광산업체가 뛰어들기엔 리튬 등 희귀광물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튬 시장의 연간 규모는 25억 달러(한화 2조 8357억 5000만 원)인 반면, 해상운송 철광석의 거래 규모는 연간 900억 달러(102조 870억 원)로 100배에 달한다.

Tse CEO는 "3대 광산 메이저들은 일단 시장이 얼마나 커질 지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리오틴토는 야다르 광산이 세계 리튬 공급망을 쥐락펴락 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이지만, 세르비아 리튬 프로젝트는 우리가 주시하고 있는 보조적인 레이더망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리오틴토는 야다르 광산이 가진 잠재력에 확신을 표했다. 트롯 디렉터는 "야다르 생산 리튬이 경쟁사 대비 가격 면에서 큰 이점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리튬 외에도 원전부터 스마트폰까지 다방면에 이용되는 붕산염과 세제의 원료인 황산나트륨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금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한편, 리오틴토는 야다르 광산을 2004년 처음 발견했으며 현재까지 총 9000만 달러(1021억 500만 원)의 비용을 투자했다. 오는 2020년 최종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잠재적 개발 비용에 대한 추정치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파일럿 플랜트(신제품을 도입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건설하는 소규모 설비)는 3월과 4월 성공적으로 운영을 마쳤으며, 설비들은 조만간 40피트 길이 컨테이너에 밀봉해 세르비아로 돌려보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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