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4일과 16일 상승하며 3만원대 초반권에서 저점을 확인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주가 강세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하반기 모바일 D램 가격 상승가능성, 또 하나는 대만 정전을 통한 반도체 공급부족 가능성이다. 현재까지는 이 두 가지 모두 매수 심리만을 자극하는 것일 뿐 기업 실적을 상향할 만한 요인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SK하이닉스는 기대만큼 실적 증가가 나올 수 있을지 확인하는 구간이다.
▲자료 : 키움증권(좌) 한국투자증권(우) 실적 전망 보고서 |
◇모바일D램 가격 인상설, 대만 정전 소식
지난 14일과 16일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삼성전자가 모바일D램 고정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는 외신보도다. 중화권 경제전문매체 이코노미데일리는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모바일 D램 고정거래가격을 최대 19%까지 인상하기도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일부 제조업체에 통보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또 하나는 로이터통신에서 나온 대만의 정전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정부는 지난 15일 저녁 대규모 정전사태로 사무실과 공장, 전체 가구 절반이 넘은 800여만 가구가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대만 정전 사태로 책임자인 경제부장관은 사임의사를 밝혔다 (출처=로이터) |
정전 원인은 대만 최대 LNG(액화천연가스)연료 발전소인 타오위안 다탄 화력발전소에서 6기의 발전기가 고장으로 멈췄기 때문이라고 전해졌다. 이 같은 단순한 발전소의 고장으로도 전력 시스템 전체에 커다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대만전력공급을 책임지는 리스광(李世光) 경제부장(장관)은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번 정전사태로 TSMC나 칩모스(ChipMOS)사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난 7월 정전사고로 신주과학단지의 반도체 공장에서 20억 대만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은 바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계속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만의 이 같은 소식이 SK하이닉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듯 하다.
◇기대 심리 작용…실적 상향 요인으로 보기 어려워
이 두 가지 이슈는 심리적인 요인일 뿐 아직까지는 기업 실적 등을 변경할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센터장은 모바일 D램가격 인상설에 대해 "보도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SK하이닉스 모바일D램도 15%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기대치인 3.7조~3.8조원보다 7% 전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상승에 대한 배경으로는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했거나 재고소진으로 일시적으로 수급 불일치인 두 가지를 봤다. 만일 일시적 수급불일치라면 단기상승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서버 수요에 따라 삼성의 전략적 제품 구성에 변동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가격도 일정 부분 오르게 된다.
▲와이즈에프엔 컨센서스 |
결론적으로는 모바일D램 가격인상설은 긍정적인 뉴스이고 당연히 매수 이유가 될 수 있다. 다만 연속성에서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실적을 올릴 사유는 아니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두번째인 대만의 정전이슈는 대만 반도체는 비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부문 중심으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는 것이다.
◇여전히 ‘싼 밸류에이션’이라는 기대치를 확인하는 과정
지난 2거래일동안 SK하이닉스가 크게 반등하며 6만원 초반권에서 주가저점을 확인하는 듯한 흐름을 보였지만 여전히 확인해야 할 점이 많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상장기업들이 높은 이익 성장률 때문에 PER(주가수익비율)은 계속 낮아졌다"며 "때문에 이익성장이 안정적으로 예상만큼 나오는지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IT기업들이다. 투자설비 등과 같이 영업활동이 늘어나 이익정체성이 진행된다면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다시 조정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의 매수의 가장 큰 이유인 "여전히 싼 밸류에이션"을 확인하는 과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업종별 주가상승률과 PER 하락률 (자료 : 미래에셋대우 보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