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배관 탐지' 드론으로 하면…STX조선해양 사고로 관심 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8.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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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공사 안전관리 직원들이 드론을 활용해 교량첨가배관 점검을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드론에 가스배관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센서를 달아 관리하면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STX조선해양과 같은 안전사고도 대폭 줄어들겠죠."

최근 STX조선해양의 가스폭발 사고로 가스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가스업계와 드론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스안전공사는 목포도시가스와 함께 목포 영산교와 용해교 등 4곳에 드론을 투입해 교량첨가배관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또 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능형 도시가스 배관 위험 예측 관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울산미래화학산업발전로드맵(RUPI) 사업단은 업체들이 이미 상용화한 배관 감지 기술에 빅데이터와 드론 등 신기술을 융복합한 새로운 위험물 수송 지하배관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처럼 드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가스 안전관리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8∼9일 전남 목포시 일대에 있는 영산교와 용해교 등 4곳에 드론을 투입해 교량첨가배관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가스시설 안전관리에 드론이 투입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국내에는 약 500개소에 교량첨가배관이 설치돼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점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가스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점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적으로 드론을 도입하기로 했다. 드론을 통해 교량첨가배관 외관의 부식 상태와 가스누출을 확인하고, 배관 지지대의 고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은 도시가스 배관사고 위험을 미리 예측해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가스 배관 검사는 1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기검사와 20년 이상된 노후배관에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밀안전진단이 있다. 그러나 검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어 안전사고에 자주 노출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메타라이츠, 중부도시가스와 함께 매설배관 진단과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스사고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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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드론 제작사 DJI가 출시한 미니 드론.


드론을 활용해 지하에 묻힌 배관(가스관) 상태를 점검하는 날도 머지 않았다. 현재 지하 배관 관리는 사람이 하루 2차례씩 직접 차량을 몰고 배관이 매설된 도로 위를 다니며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배관의 부식상태는 센서 등을 이용해 분기에 한 차례씩 검사한다.

땅을 파지 않고도 센서나 고성능 카메라, 적외선, 초음파 등을 이용해 배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안전관리자의 웹을 통해 사고를 실시간 제어할 수 있는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은 이미 상용화됐다. 지하 매설배관의 이상 유무 등을 실시간 감시하는 ‘전기방식 원격 감시제어 시스템’도 상용화된 상태다.

RUPI사업단은 이 기술들을 드론에 접목하면 매설된 가스, 화학관 등 위험물질 수송 배관의 상태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융복합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 정해덕 기술이사는 "앞으로 교량 또는 초고층 건축물에 설치된 가스시설 관리에 드론을 투입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처음 시도한 만큼 드론의 활용성과 효율성을 분석해 가스시설 현장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RUPI사업단 이동구 단장은 "울산, 여수, 대산 등 국내에 석유화학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산업단지의 지하배관은 상당히 노후화 된 상태"라며 "드론에 배관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센서를 달아 관리하면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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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레이싱 대회.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이완기 드론레이싱협회 이사는 "가스배관 안전관리에 드론을 활용한다는 생각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지하 배관시설에서 드론에 부착된 적외선 카메라와 조종장치와의 송수신이 불가능하다. 사방이 트인 공간에서는 송수신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가스배관과 같이 땅속에 밀폐된 공간에서는 전파수신이 안 된다. 특히 전파는 철재나 자석에 약하다"고 했다.

그는 또 "드론의 크기와 배터리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한 비행이 아닌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드론에서 현재 가장 작은 것은 지름이 약 30cm 정도로, 가스배관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드론의 크기를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드론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무게는 40%고, 한번 충전해 10∼20분 가량 비행한다. 배터리의 무게를 줄이고 비행시간을 늘리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전파나 비행 규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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