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 대비 건설 속도 빠르고 추가 설치 가능 
-전력 수요 둔화하는 선진국에 유리 
-재생에너지 점유율 미미해도 무서운 성장세에 주목해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딕슨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에서 기술자 두 명이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AP/연합)


석탄 시대가 저무는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월 취임 이후 "석탄을 상대로 한 전쟁은 끝났다"며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잇달아 폐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거센 흐름은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리암 데닝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나는 에너지의 흐름을 살필 때, 가장 주변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IEA의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전력발전의 변화 양상을 살펴본 결과,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성장세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데닝은 또 재생에너지 비용하락에만 주목했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건설 속도가 화석연료 발전소 대비 훨씬 빠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재생에너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재생에너지가 2022년까지 1000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현재 전세계 석탄 발전의 총생산용량에 맞먹는 규모"라고 밝혔다. 

1000GW급 석탄화력 발전소를 건립하는 데에는 80년 가까이 소요된다. 석탄발전 대비 재생에너지의 생산 효율성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거칠게 말하면, 석탄발전이 60%를 가동할 수 있을 때 재생에너지는 30%만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를 버릴 수 없는 까닭은 건설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데 있다. 전세계 석탄발전 용량의 4분의 1을 생산하기 위해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80년이 소요되지만, 재생에너지는 5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 전통 강자 석탄

(사진=AFP/연합)


전세계 발전원 믹스에서 석탄화력발전의 생산량은 지난 2001년 이래 15년간 증가폭 없이 평평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점유율은 독보적으로 1위다. 발전단가가 원자력,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원 대비 훨씬 낮기 때문이다.

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 믹스에서 석탄의 점유율은 2001년 41%에서 2016년 39%로 변동폭이 미미했다. 반면, 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은 5분의 1에서 4분의 1로 대폭 확대됐다. 성장세의 대부분은 수력발전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IEA는 부연했다.

이와 관련, 데닝 칼럼니스트는 "물론 15년 사이 몇 퍼센트 늘어난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도 "주목해야 할 사실은 발전원 별 연간 변화 추이"라고 강조했다.


◇ 가라앉는 석탄과 떠오르는 태양광·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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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16년 세계 전력생산 변화 추이. 석탄,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원자력. (시간당 1테라와트, 단위=표=IEA)


한계성장 측면에서 봤을 때,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석탄은 천연가스에 점유율을 가장 많이 빼앗겼고,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탈취하는 속도도 매섭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발전은 현재 전세계 전력생산량 성장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IEA는 세계 전력믹스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24%에서 2022년 29%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힘입어 2022년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중국, 인도, 독일의 전체 전력소비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29%라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증가세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생산할 여분의 전력은 전세계 전력생산량 증가세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4∼2016년 세계 전력발전 내 재생에너지 점유율 증가세. (단위=퍼센트, 표=IEA)


데닝 칼럼니스트는 "현재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성장세가 폭발적이라는 사실은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이 치열하게 다투다 결국 점유율을 잃어할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각종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나 석탄화력 발전소 같은 경우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 기술 비용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관건은 비용보다도 얼마나 빠르게 지을 수 있는지에 달렸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설비가 갖는 고유한 장점 중 하나는 확장성이다.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프로젝트 초반 작은 규모로 시작해 필요에 따라 설비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러한 특징은 에너지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선진국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듈식 접근법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몇 년에 걸쳐 건설해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원자력 발전소나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완공된 후 적당한 가격에 팔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베팅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하는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이 갖는 위험부담이 크다. 반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는 소규모로 설치했다가 전력 수요에 맞춰 설비를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풍력 터빈과 태양광 패널은 고갈되는 연료가 아니기 때문에, 신규 설치될 때마다 발전단가가 낮아진다. 이는 전력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전기요금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정부가 도매 전력시장 가격을 석탄과 원자력 발전에 유리한 쪽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석탄발전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렸나. 물론 아니다. IEA 가정에 따르면, 2022년에도 석탄은 여전히 전력생산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데닝 칼럼니스트는 "IEA가 같은 기간에 수천 GW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새롭게 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에너지 분야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데닝은 "때문에 석탄이나 천연가스에 투자하고 있는 이들이 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을 보고 ‘별거 아니네’라고 폄하하는 것은 스스로를 구렁텅이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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