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하원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학생 1인당 초·중·고 사교육비가 소득 수준과 지역에 따라 최대 8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교육비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사교육비 지니계수’ 역시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7년 이래 꾸준히 상승해 사교육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매년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소득 수준과 지역에 따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차이가 최대 8배까지도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평균 25만 6000원이다. 하지만 사교육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가구소득과 지역을 기준으로 서울 지역 월소득 600만원 이상 그룹과 읍면 지역 월소득 200만원 미만 그룹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를 비교해보면 초등학교는 5.8배, 중학교 7.8배, 일반계 고등학교는 8.4배 차이가 난다.

각 지역에서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 사교육비를 기준으로 다른 집단의 사교육비 비율을 살펴보면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 그룹은 기준 대비 적게는 3배에서 최대 6배 이상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지역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는 중학교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중학생 자녀를 둔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 그룹의 사교육비가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보다 6.19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학교 학생들의 고등학교 입시와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 지역 고소득층과 읍면 지역 저소득층의 진학 희망 고등학교 유형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컸다. 자율고와 특목고(외고, 국제고, 과학고)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경우 서울 지역 고소득층 비율이 읍면 지역 저소득층 비율보다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비율은 서울 지역 고소득층이 읍면 지역 저소득층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사교육비에 대입해 산출한 ‘사교육비 지니계수’ 역시 지난 10년간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니계수는 2007년 0.511부터 점차 증가해 2016년 0.573에 달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데 사교육비의 불평등 정도 역시 지난 10년간 심화된 것이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의 사교육비 지니계수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과학고·영재고 진학을 준비하는 일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액의 수학 사교육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학 교과만 별도로 사교육비 지니계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교의 수학 사교육비 지니계수는 2007년 0.610에서 2016년 0.755로 증가해 10년 새 수학 사교육비 불평등 정도가 크게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의원은 "소득수준과 사는 곳에 따라 사교육비 격차가 심화하면서 사교육이 계층을 공고화하는 주요 수단이 됐음이 실증됐다"면서 "교육 사다리가 복원되려면 공교육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13년 사이 계층 이동에 성공한 이들의 숫자가 2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25일 재정학연구 최근호에 실린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오성재 씨와 같은 학부 주병기 교수의 ‘한국의 소득기회불평등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소득은 노력뿐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학력 등 사회경제적 환경, 선천적 재능, 우연적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논문은 한국노동패널 1차(1998년)에서 18차(2015년) 자료를 바탕으로 1998년, 2003년, 2008년, 2014년 가구주 연령 30∼50대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사회·경제적 환경변수로는 가구주 부친의 교육수준과 직업을 놓고 봤다. 직업은 고숙련자(고위임직원·관리자·전문가 등), 중숙련자(사무·서비스·판매업 단순노무 종사자), 저숙련자(농림어업 종사자)로 나눴다.

그 결과 가구주 부친의 직업과 학력에 따라기회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조사 기간에서 고숙련 집단과 저숙련 집단 간 기회불평등이 나타났다. 특히, 기회불평등은 부모의 직업이 저숙련일 때 집중됐다.

논문은 자체 개발한 개천용불평등지수도 내놨는데, 이 지수가 1이면 최상위소득을 얻는 사람 중 최하위 환경을 가진 사람이 전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기회불평등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 자체 개발한 이 지수는 조사 기간 꾸준히 올라갔다. 특히 가구주 부친의 직업환경을 분석한 결과 기회불평등도는 2001년 10%대에서 2014년 40% 가까이 증가했다.

2001년에는 최저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10명 중 1∼2명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2014년에는 4명 가까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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