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친환경 국가로? ‘식량·연료용’ 녹조생산 시설 포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0.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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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식량난 해결과 연료 확보를 위해 조류(藻類) 경작 시설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남흥 인근의 조류 경작 시설. 사진 왼쪽부터 2010년, 2014년, 2016년 연못의 전경.(표=Google Earth/38 north)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북한이 식량난 해결과 연료 확보를 위해 조류(藻類) 경작 시설을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구글 위성 사진 서비스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이용해 원산, 남흥 등 북한의 여러 지역에서 개방형 조류 경작 설비를 포착했다.

개방 연못처럼 생긴 이런 시설은 구글 어스상에서 오래전부터 관측됐으며 조류 경작을 위한 자동차 경주로 형태의 설비도 2000년대 초부터 등장했다.

이들은 1994∼1998년 북한에 기근이 찾아온 상황에서 치수(治水)와 비료 생산, 식량 공급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조류 배양 설비가 훨씬 복잡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안남도 남흥 인근에 있는 조류 경작 시설은 약 20에이커(약 2만4000평) 수준인데, 일부 경작 연못을 보면 격납고 같이 생긴 투명한 설비로 덮여있다.

비닐하우스 같은 이 장치는 조류 배양을 1년 내내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조류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이는 북한의 조류 배양이 주요한 목적이 식량 생산임을 짐작게 한다.

단백질과 지방질을 포함하고 있는 조류는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생물연료이기도 하다.

구글 지도를 통해 확인한 원산, 남흥, 남포 등지의 9개 조류 배양 시설에서 연간 생산 가능한 기름의 양을 집계해보니 거의 4075배럴에 달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가 파악한 북한의 하루 기름 소비량이 2014년 기준 약 1만7000배럴인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약 0.065%에 달하는 미미한 양이다.

하지만 북한에는 위성 사진으로 확인한 곳 외 지방 등지에 더 많은 조류 경작 시설이 있으므로 실제로는 생산 가능한 양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 내 전체 조류 배양 설비가 이번에 확인된 규모의 100배라고 하면 북한에서 필요로 하는 기름의 6.5%를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38노스는 아직 북한의 조류 경작 목적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식량·비료·연료 생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에너지와 식량 공급을 옥죄는 국제사회의 제재의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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