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삼성SDI, 성장동력 ‘이차전지’를 보는 두가지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1.06 10:29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최근 삼성SD의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후 나오는 소식이 부담스럽다. 미국의 전기차보조금 폐지 이슈와 원재료인 니켈 가격의 급등이다.

전기차는 보조금 없이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 위축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부담 요소가 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강세도 여전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자동차용 이차전지의 흑자 전환이 빠르면 4분기부터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경쟁력을 감안해볼 때 악재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추이를 지켜보자는 시각이 많다.


미국보조금기사

▲자료=블룸버그통신


◇ 자동차용 이차전지를 보는 우려의 시각…미국 보조금 폐지·테슬라 실적 부진

전기자동차의 상징인 테슬라의 주가가 지난주 조정폭이 컸다. 미국 공화당이 세금 개혁의 하나로 전기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으로 지급했던 7500달러의 연방 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것을 발의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이 테슬라와 GM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지급이었는데 이것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 안이 미 의회를 통과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여기에 테슬러가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보급형 모델인 ‘모델3’의 생산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세계 2위의 전기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보조금지급 관련 폐지 가능성은 국내 2차전지 제조사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평가다.

대신증권에서는 전기차시장은 아직은 보조금 없이는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보조금이 삭감될 경우 내년 미국 전기차 시장 둔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테슬라나 GM 볼트, 닛산의 리프 등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판매량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석이다.


◇ 원자재 가격 상승…판매가격 연동 여부가 중요

또 하나의 부담은 니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니켈가격은 톤당 1만2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삼품거래소에서의 니켈가격은 최근 재차 강세다.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는 전기차 시장성장으로 현재부터 2025년 사이 니켈 시장에 구조적인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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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니켈가격의 강세 (자료=런던금속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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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품거래소의 니켈가격 (자료=www.sunsirs.com)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을 이용한 삼원계(NCM) 양극재를 사용한다. 지난해부터는 코발트 가격 급등과 함께 전기자동차의 장거리 주행을 위해 니켈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 부담도 있지만 성장성을 훼손하지 않아…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 여전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EV용 중대형 전지는 원재료 상승분을 판매가로 연동시키지 못해 원가개선에 한계가 있었지만 2분기 이후 원재료의 가격 상승분을 배터리의 판가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테슬라 전기차 출시와 내연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로 2차전지 업체들의 시장 내 지위가 강해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세계 전기차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니켈 총 생산량 중 2차 전지에 사용하는 니켈 수요는 지난 2017년 3.0%에서 2025년 30.1%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이차전지는 중국에서는 전기차보조금 지급 이슈와 관련 중국 부담이 있어 중국 외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다. 특히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는 국산 2차전지 점유율이 40%대로 늘어났고 삼성SDI는 BMW와 폭스바겐 등 유럽시장으로의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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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망 (자료=미래에셋대우)


이를 반영하듯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전기부문의 달라진 수익성을 보여주며 시장기대치를 높였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형전기 뿐만 아니라 중대형 전지 부문도 유럽 고객사 물량 확대 및 ESS 판매가 늘어났다"며 "4분기 전기부문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니켈, 리튬 등 주요 원재료 가격들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2차전지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상존하고 있었으나, 이번 3분기 실적을 통해 삼성SDI의 전지사업부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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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에셋대우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대형전지 매출은 올해 1조4000억원을 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2분기에 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중대형 전지부문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에 대한 기대는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따른 삼성SDI의 성장성도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며 동시에 안전성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는 2차전지 업체는 많지 않기 때문에 삼성SDI의 시장 내 지위는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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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증권


미국의 전기차보조금 삭감 이슈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재진입이다. 지난해 전세계 친환경에너지 자동차 판매시장 1위는 중국이었다.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중국은 54%로 압도적이다.


◇ 폭스바겐의 MEB 적용 납품업체 선정 주목…중국 재진입 여부 판단할 수 있을 듯

증권가에서는 이를 위해 폭스바겐의 MEB(Modular Electric Kit)를 주목하고 있다.

MEB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다양한 크기의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립형 차체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업체 외에도 중국의 BATL과 비야디(BYD) 등 배터리 제조사가 참여하고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곳에 삼성SDI 등 국내 업체가 선정이 된다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재진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MEB 납품업체 발표시기인 내년 1월을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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