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찰을 챙기는 펀드 투자방법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1.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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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철 KG제로인연구소 전무.


"약속어음보다 현찰"이라는 표현이 여러 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어음보다는 현찰이 더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얼마 전에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올해의 모든 경기가 끝난 야구에서는 "홈런은 현찰이고 안타는 어음"이라 합니다. 여자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에서는 "퍼트는 현찰이고 드라이버는 어음"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사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현찰과 어음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펀드에도 어음과 현찰이 있을까요? 그리고 있다면, 펀드에서도 어음보다는 현찰일까요?

펀드에 투자해서 미래에 나올 결과는 원했던 것 이상일 수도 있고 부도에 가깝게 형편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현찰 대신 어음을 받는 것이고, 펀드 투자자는 현찰보다 어음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펀드 투자에서 볼 수 있는 현찰과 어음은 무엇일까요?

투자의 본질이 가능성, 즉 어음을 사는 행위이니 펀드투자에서의 어음부터 봅시다. 펀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예상수익률이고 그것이 바로 어음입니다. 펀드에 예상수익률이 찍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각 펀드마다 예상수익률이 얼마일까를 나름대로 추정해야 합니다. 주식형, 채권형, MMF 순으로 예상수익률은 높고, 동일 유형일 경우에는 액티브가 패시브보다 예상수익률이 높다고들 합니다. 거의 같은 유형의 펀드도 수 없이 많은데, 각 펀드들의 예상수익률은 어떨까요? 펀드가 투자하는 투자시장에 대한 예상, 과거의 펀드 성과, 운용사와 운용역들의 특성과 변화 여부 등을 고려해서 보다 가능성 있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어음 중에서 보다 좋은 어음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펀드에서 볼 수 있는 현찰은 바로 비용, 그 중에서도 예상수익률과 무관한 비용입니다. 대부분의 펀드는 여러 클래스의 증권을 발행하는 종류형 펀드입니다. 대표적인 클래스로는 A클래스(선취 수수료), C클래스(후취 수수료), E클래스(인터넷 거래용), S클래스(펀드수퍼마켓 거래용), I클래스(주로 기관용, 대규모 투자용), W클래스(wrap 거래용) 등이 있고, 각 클래스가 펀드판매사별로 더 세분되기도 합니다.

동일하게 운용되는 펀드에서 나누어진 각 클래스들은 본질적으로 수익률이 같습니다만, 각 클래스별로 부담하는 비용, 그중에서도 판매사에게 가는 비용이 달라서 결과적으로 투자자 얻는 수익률이 달라집니다. C클래스에 비해 A클래스는 거래 시작 시에 선취수수료를 받는 대신 매년 받는 보수는 낮아서, 장기투자(대체로 3년 이상)하는 경우에 비용부담이 낮아지며, 비용이 가장 낮은 E클래스나 S클래스는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자신이 직접 펀드에 가입해야 합니다. (실제 어떤 주식형 펀드의 판매사 비용입니다. A클래스 선취수수료 1%, 판매보수 1%; C-e클래스 판매보수 0.7%; S클래스 판매보수 0.35%, 3년 이내 환매시 후취판매수수로 0.15%이내) 따라서, 펀드를 골랐다면, 투자하려는 기간, 전자기기 사용능력 등을 감안하고, 비용이 낮은 판매사를 찾아 비용이 낮은 클래스를 사는 것이 바로 현찰을 챙기는 길입니다.

펀드투자에서는 비록 현찰을 주고 어음 즉 가능성을 사고 있지만, ‘비용은 현찰’이므로 챙길 수 있는 현찰 즉 낮은 비용의 클래스를 찾는 것이 장기투자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투자는 가능성을 중시하는 것이 본질이지만, 그렇다고 당장의 현찰을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도 되지 않는 곳에 현찰을 써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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