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왼쪽)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KB금융) |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3년만에 지주 회장과 행장 겸직체제를 종료, ‘윤종규·허인 체제’를 구축하면서 KB금융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확대해 리딩뱅크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딩뱅크 수성, 노조와의 갈등 문제, 디지털금융의 강화 등 과제가 산적해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의 연임과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를 은행장으로 확정해 각각 3년과 2년 임기를 시작했다.
KB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9월 윤 회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뒤 행장 분리를 공식화했다. 이는 회장과 행장간의 갈등으로 촉발된 KB사태 이후 지배구조가 안정화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 시기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윤 회장은 허 행장을 적임자로 평가해왔다. 허 행장은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시부터 은행의 핵심 전략을 짜면서 윤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윤 회장이 취임 후 경영기획그룹 대표로 은행 전략을 담당했고 1년 후에는 영업그룹대표로 승진 이동했다.
이에 허인 행장은 국민은행의 최대 강점인 주택 금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공식 임기를 시작하기 전 ‘KB 부동산 리브 온(Liiv ON)‘ 브랜드 론칭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 상품은 허 행장이 내정자로 발탁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상품으로 영업그룹대표로 일할 당시 서비스 준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아주대병원 주거래은행과 올해 서울적십자병원 주거래은행 선정에 큰 공을 들였으며 최근에는 경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대출사업인 ‘무궁화 대출’ 입찰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수성해온 신한은행을 이긴 성과도 올렸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간 시너지와 인수합병, 해외 시장 확대 등의 큰 그림은 윤 회장이 주력하고 허 행장은 비대면과 디지털금융 확산을 위한 새로운 영업과 경영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글로벌 진출에 있어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뒤쳐져 있어 그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기업투자금융(CIB) 확대, 동남아 리테일 시장, 아시아와 유럽 등 국제 자산운용 시장 진출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2분기부터 유지하고 있는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는 것도 과제다. KB금융은 2분기 9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을 앞섰다. 상반기 합산 기준으로만 보면 신한금융이 우위지만 은행 부문만 살펴보면 순이자마진이 개선돼 국민은행이 승리했다.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노리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도 경쟁에 합류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허 행장은 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리딩뱅크’ 지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노조와의 관계도 풀어야할 숙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윤 회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부결된 노동이사제 도입 건을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에 대해 "노조는 분명한 경영의 한 파트너이면서 최종적인 목표는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진정성 있게 대화로 풀 것"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복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