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23일 중국 증시는 전날 중국 당국의 온라인 대출 규제 여파로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9% 하락한 3,351.92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부터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던 지수는 오후 3시 50분께 3,342.75까지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2.92% 떨어진 1,924.45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의 우량주로 구성된 CSI 300지수는 이날 2.96% 떨어진 4,102.40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1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뉴욕과 홍콩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최근 상승세를 탔던 중국 증시는 전날 발표된 온라인 신규 대출규제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이날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2일 무분별한 대출 확장 통로로 비판받아온 온라인 대출시장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 전역의 지점에 보낸 지침에서 온라인 개인 간(P2P) 대출업체에 대한 신규 허가를 중단하고, 소액 대출업체의 허가지역 외 영업을 금지하도록 지시했다.
P2P 대출은 온라인 소액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개발업자, 스타트업 기업 등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중국 전체 대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시진핑 집권 2기 들어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중국 당국은 앞서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온 자산관리상품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 바 있다.
부채 축소와 기업 차입비용이 크게 높아지면서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간 중국 증시 투자자는 채권시장의 혼란과 정부의 규제 강화 우려에 따라 흔들렸다"고 전했다.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3년래 최고치인 4%대로 올라섰다. 국채 금리 급등은 기업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져, 경제 하강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세도 정상적인 조정이며 중국 증시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원증권은 테마주의 열기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상하이 증시가 3,450 이하 구간에서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단기적으로 등락이 심할 수 있지만 기업의 수익성 증가는 중기적으로 증시를 낙관하게 한다고 말했다.
귀주모태주는 2.58% 하락했고, 자광국심은 1.2% 내렸다.
업종별로는 시멘트, 일용 화공품 등이 상승했고, 전자설비, 온라인 교육 등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