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장남 구형모, 지흥 사업 부문 매각...100억원대 자금 확보 전망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2.11 13:59

지흥, 센서 사업 부문 양수도 계약....사실상 ‘청산’ 해석도

[에너지경제신문 박기영 기자] 구본준 LG 부회장의 장남 구형모씨가 지분 100%를 소유한 전자제품 업체 지흥을 사실상 매각했다. 업계는 지흥의 지속적인 실적 하락과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사의 사업부문 매각을 청산 절차로 보고, 구씨가 100억원대의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흥은 지난 2008년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됐다.

지흥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는 11일 ‘센서 사업의 영업권 및 관련설비 자산’을 동양센서에게 25억원을 받고 양도했다. 양도대상 영업부문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총액은 258억여원이며 매출액은 73억원, 부채액 97억원이다. 이는 이 회사의 자산총액과 같다. 사실상 이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모든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것이다. 다만, 영업양도 관련 채권·채무는 양도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센티온 주식 360만주 전량(지분 45%)을 11억여원에 처분했다.

지흥은 이번 매각으로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권과 관련설비를 양도하고 나면 실제 영위하는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지흥이 청산 수순을 밟을 경우 구씨는 100억~200억원 수준의 청산 대금을 챙기게 된다. 지흥은 지난해 말 기준 161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사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58억원을 보유했음에도 자산 대비 10%에 불과한 25억원에 사업을 포기한 것을 놓고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업종의 불확실한 전망과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따른 사업 전망 축소를 꼽았다. 현행법상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는 증여세부과 대상으로 상당한 고세율을 부과한다. 지흥은 지난 2008년 4월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된 이후 LG그룹사와 전체 매출의 20%를 넘는 내부거래를 하며 2012년 매출액 1263억원까지 급성장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계속해 지난해는 매출이 7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번 ‘센서사업의 영업권 및 관련설비자산’ 양수 계약과 관련해 지흥은 8억원 수준의 프리미엄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지흥은 지난해 말 기준 영업권을 17억여원으로 책정했으며, 기계장비 등 유형 자산에 대해선 감가상각이 끝나 사실상 장부가액이 없다. 이 회사의 유형자산 165억원은 토지와 건물, 건설중인 자산으로 이뤄졌다.

관련 자산을 양수하는 동양센서는 지난해 말 기준 지흥이 지분 14.02%를 가진 특수관계자이다. 지흥은 ‘코멧네트워크’로부터 지난 2010년 말 동양센서 이 지분을 2억9000여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동양센서의 가격은 코멧네트워크가 1년 전 매입한 동양센서의 가격 대비 60% 수준이었다. 코멧네트워크는 구 부회장의 조카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다만, 코멧네트워크는 지난 2011년 동양센서의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 지난해 말 동양센서의 최대주주는 화진데이크로(20.00%), 유희(20.75%)씨, 지흥(14.02%), 우희구(11.17%)씨 , 김봉환(10.15%) 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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