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순환출자) 확장도 억제하겠다."(문재인 대통령. 1월 10일 신년사)

이번엔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재벌개혁’에 보다 속도를 내라는 채근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계에 대한 ‘자발적 개혁’ 압박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까지 나서 다시 한 번 ‘재벌개혁’을 강조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했지만, 재벌개혁을 위한 구체적 개혁방안까지 언급한 만큼 앞으로 현 정부의 대(對)재벌정책이 보다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 김상조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 "재벌개혁"

사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재벌들의 자발적 변화를 촉구해왔다.

이에 몇몇 그룹들은 정부 기조에 따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정부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는 올라서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년사를 통해 재벌개혁을 재차 강조한 것 역시 이러한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일감 몰아주기 해소 △지배구조 개선(순환출자) △주주 의결권 확대 등 구체적인 재벌개혁 방안까지 거론, 제도적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도 재벌의 자발적 개선 노력을 언제까지나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재벌들의 자발적 재벌개혁 2차 마감시한을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3월로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만 봐도 그간 김 위원장의 ‘공정개혁’ 추진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신년사와 시무식을 통해 재벌 일감 몰아주기 조사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 현황, 지주사 수익구조 분석 등 실태파악 의지도 재차 피력했다.

재계에서도 대기업집단 소속의 공익재단과 지주사 수익구조 등 운영 실태조사가 재벌개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공익재단과 지주사가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 그리고 부당이득 수취의 ‘통로’로 보고 있다. 또 실제 재벌기업들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잡아 나가기 위해 이 두 곳에 대한 집중조사를 천명했다.

또 김 위원장이 공익재단 및 지주사에 대한 실태파악 이후 이에 대한 관련 제도 개선도 언급한 만큼 이에 따른 법제화 조치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만약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 의결권 제한 등의 내용이 입법으로 이어진다면, 총수일가의 그룹 계열사 장악력에 적잖은 타격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응답하라 5대 그룹’…삼성-현대차 나란히 ‘묵묵부답’

(사진=연합)


대기업들도 더디긴 하지만 정부기조에 맞춰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 태광그룹, 효성 등이 투명경영 닻을 올리는 차원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고, LG는 오너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를 위해 LG상사 지분 인수를 통해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다. 또 SK는 소액주주들의 의견까지 모을 수 있게끔 전자투표제 도입을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정작 김 위원장이 재벌개혁의 출발점으로 잡은 5대 그룹 중 재계 서열 1,2위인 삼성과 현대차는 아직까지 복지부동 상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삼성의 금산분리, 그리고 현대차엔 순환출자를 콕 집어 문제 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법리적, 사회통념상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자사주 소각 및 배당 확대 등 투명경영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는 이미 지난해 진행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현재 내부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한편, 지난해 11월 공정위가 발표한 ‘2017 공시대상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등이 순환출자를 보유한 기업집단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출범과 함께 6개 비상장 계열사를 추가 흡수합병함으로써 순환출자 완전 해소를 선언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상반기 안에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순환출자는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한 자본확충으로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주요 기업들은 순환출자를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도구로 활용해왔다.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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