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산유국도 석유비축...중동까지 가세 전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1.11 16:02

지하 등에 세계 최고량 20억 배럴 숨겨놔…우리나라도 290일 사용량 2억 배럴 저장


여수비축기지 추가 지상탱크 전경2 (1)

▲석유공사가 지난달 완공한 여수비축기지 추가 지상탱크.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사상 최악의 한파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20억 배럴이 넘는 비축유를 저장해 둔 미국이 비축유를 풀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산유국인 미국은 제1차 석유파동을 겪고 난 197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공동체(EC) 등과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설립해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벌였다. IEA 회원국들이 석유를 비축하는 것은 석유공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IEA 회원국은 산유국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21개국, 일본 우리나라 등 28개국이다. 이들은 지하를 뚫어 땅속 깊은 암반에 저장하거나 지상탱크를 만들어 석유를 비축한다. 대표적인 지하암반 저장시설로는 여수기지가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산유국 중 석유를 비축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중국 정도"라며 "중동 국가들은 석유비축을 하지 않다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등이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에 관심을 보이고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EA 회원국들은 석유 비축기지에 산유국과 메이저 회사의 원유나 석유제품을 저장해 뒀다가 석유공급 위기 때 이를 시장에 풀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던 1990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중요 정유시설을 강타했던 2005년, 리비아 사태가 일어났던 2011년 비축석유를 풀어 공급안정을 꾀했다.

IEA는 회원국들에 자국 소비량의 90일분을 비축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지정학적 관계도 있어 290일분이 넘는 양을 비축하고 있다. IEA 회원국 중 4위다. <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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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비축 순위 (2015년 기준)

비축석유는 평상시에는 수익사업으로 활용된다. 국내 석유비축을 담당하는 석유공사는 여수, 울산, 거제, 서산 등에 대규모 비축기지를 운영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공급에 차질을 빚을 때 비축석유를 빌려주고 비용을 받는다. 해외 메이저 회사와 계약하기도 한다. 석유공사는 1999년 7월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인 스타토일과 석유비축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1월 현재 메이저 7개사와 2500만 배럴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 회사들은 석유공사의 저장시설에 석유를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국내는 물론 동북아 지역에 석유를 판매할 수 있어 유리하다. 특히 국내 석유저장 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UAE는 이명박 정부시절인 2011년 ‘한·UAE 원유공동비축사업’을 체결하고 2013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3년간 여수비축기지에 600만 배럴을 비축하기도 했다. 계약에 따라 우리나라는 UAE의 석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UAE는 여수기지를 동남아시장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계약서에는 우리나라가 에너지 비상 상황시 이 원유를 우선 사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서 UAE는 지난해 여수에 비축한 원유를 모두 회수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계약연장을 위해 양측이 협의했지만, 이견차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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