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70달러 돌파한 국제유가, 어디까지 오르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1.12 14:41

clip20180112132940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유가가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70달러 선에 근접했다. 글로벌 한파에 난방유 수요가 급증한데다, 이란·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09% 오른 배럴당 69.26 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장중 7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6% 오른 배럴당 63.8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나흘째 강세를 보이며 2014년 12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석유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감산 지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이란·베네수엘라 등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불안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하일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11월 OPEC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들이 올해 1년 동안 계속해서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며 "석유 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재균형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과 재고량이 감소한 것도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4억1955만 배럴로 전주 대비 500만 배럴 감소했다. 최근 5년 평균치인 4억2000만 배럴을 밑도는 수준이다.

또 북미 지역 한파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 등에 따라 1월 첫째주 원유 생산량은 전주 보다 하루 평균 29만배럴 감소한 949만2000배럴에 그쳤다.

새해 들어 유가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면서 조만간 80 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이라크, 리비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에서도 생산이 줄어들 수 있어 석유 가격이 70~80달러 선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역시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연구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 이란 반정부 시위, 베네수엘라 디폴트 위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대응에 따라 13일 예정된 이란 핵협정 재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미 선택적 디폴트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베네수엘라는 연내 부채상환 불이행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 차질 및 생산량 감소 위험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WTI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