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에너지경제DB)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3개월마다 한 번씩 도는 얘깁니다. 100% 무시하셔도 되요."

진짜 잊을 만하면 ‘툭’하고 튀어 나옵니다. 제 아무리 잘 나가는 재계 서열 1위 삼성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유포되는 악의적 내용의 지라시(사설 정보지)엔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이 돌았습니다.

이 회장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은 2014년 그가 병상에 누운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횟수만 해도 벌써 십여 차례에 달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2016년 6월엔 이 회장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LG그룹도 SNS 등을 중심으로 구본무 회장에 대한 근거 없는 건강이상설이 나돌면서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었죠. 그 때마다 각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요동칩니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덤덤합니다. 지라시 속 내용은 결코 작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툭하면 나오는, 또 금세 사그라질’ 루머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 사이 내성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요.

사실 지라시는 어제오늘 시작된 문제가 아닙니다.

과거엔 문서 형태로 유통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엔 PC온라인,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퍼져나가면서 전파 속도가 빨라진 것은 물론 도달범위까지 넓어지고 있어 더 큰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지라시 속 당사자들의 피해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모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근무중인 한 형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지라시 유포자를 발본색원 하지 못하는 것이냐."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예전에도 쉽진 않았었지만, 요즘에는 또 시절이 달라졌다."

과거 PC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보가 돌던 때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서 퍼져 나가는 것에는 하늘과 땅과 같은 차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IP(internet protocol)’에 있었습니다.

예전엔 그나마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면 IP가 기록에 남았었는데, 요즘은 카카오톡을 통해 지라시가 확산되다 보니 기록을 찾는다는 게 여간해서 쉽지 않다고 합니다.

우선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는 과거 대화내용 검열 논란이 일면서 관련 정보저장 기간을 2~3일로 줄였습니다. 때문에 지라시가 퍼진 직후 빠르게 신고, 조사에 나서면 최초 유포자까지 수월하게 접근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건발생 후 2~3일 이후에 사건이 접수되면 IP 정보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사실상 개개인을 통해 역추적하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최초 유포자를 특정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구조죠.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 경찰들은 그 힘들다는 걸 해내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지라시로 몸살을 앓는 것은 ‘고급’ 정보에 대한 맹신과 남의 얘기를 엿보고 싶은 욕구들의 합쳐진 결과입니다.

실제 과거 지라시에 ‘박유천 고소녀 사진’이라고 돌았던 사진도,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피해자’라며 유포됐던 사진도 사실과 달라 당사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일도 있었습니다.

출처 불명의 루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해지는 것은 매우 소모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 루머 양산자는 끝까지 색출해 엄중히 처벌해야 합니다.

남이 만든 이야기니까 퍼 나르는 것은 괜찮지 않냐는 안일한 태도도 지라시의 양산과 피해를 늘린다는 점 역시 주지해야 될 대목입니다. 특히 피해자가 고발할 경우, 중간 전달자라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대중의 주의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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