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시장 ‘큰손’ 러시아, 2018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1.17 12:07

‘OPEC 원유감산 공조+유럽 가스관 확대+동북아 가스시장 확보’ 기존 정책 기조 유지할 듯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원유부터 천연가스까지 세계 에너지 시장을 좌우하는 ‘큰손’ 러시아의 새해 정책에 눈길이 쏠린다. 러시아는 국제유가의 최대 변수인 OPEC 감산 협약의 중심축인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를 향해 공격적으로 가스관을 건설하고 있어 올해도 세계 원유 가스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러시아는 기존 에너지부문 정책 기조를 2018년에도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월 예정된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할 경우 이러한 기조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① OPEC과의 감산 공조를 통한 유가 부양 또는 안정화 정책

러시아는 석유·가스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서구사회의 대(對)러 제재보다도 저유가 장기화를 자국 경제에 대한 더욱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비OPEC 국가임에도 2016~17년에 걸쳐 2년 동안 OPEC과의 감산 공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러시아는 2016년 한 해 동안 감산 합의 타결에 주도적으로 나섰으며, 2016년 12월 감산합의 최종 타결 이후 2017년 내내 자국의 감산 쿼터를 완벽하게 이행했다.

당초 세계 석유시장에서는 러시아가 감산 이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러시아의 상황이 절박했던 셈이다.

더구나 푸틴 대통령이 감산기간을 2018년 말까지 추가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먼저 주창함으로써 감산기간 연장안이 최종 합의에 이르는데도 앞장서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이 논의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러시아 정부는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2018년 말까지 감산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감산에 참여하고 있는 OPEC·비OPEC 국가들이 감산합의 종료 이후의 전략에 대해 이미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감산 종료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고, 감산 종료는 세계 석유시장 분석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부 러시아 석유기업들이 원유 증산을 희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대내외 에너지 전문가들은 2018년에 러시아 에너지부와 러시아 석유기업 간 감산활동에 대한 갈등이 표출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는 2018년 국제유가 수준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2018년 1분기 자국 대표 수출 원유인 우랄유 가격을 배럴당 57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2017년 1~11월 우랄유 평균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27.2% 상승한 배럴당 52.17달러를 기록했다.


② 유럽 최대 가스 공급국 지위 유지…유럽 수출용 신규 가스관 건설 박차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감축 노력과 미국의 LNG 공급능력 확대 등 대외적 압박 요인에도, 러시아는 2018년에도 유럽 최대 가스 공급국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러시아의 유럽 가스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럽 가스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올해 러시아 가스의 유럽 수출량 증가 속도는 2017년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가스 가격도 오르면서, 석탄 및 재생에너지원 대비 가스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대러 제재 및 신규 가스관 건설에 대한 일부 동유럽 국가들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가스관 건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국은 2019년 말로 예정된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통과 계약이 만료되기 이전까지 유럽 수출용 신규 가스관(Nord Stream-2, Turkish Stream)을 완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가스프롬은,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위해 가스프롬의 5개 유럽 파트너기업(Shell, OMV, Engie, Uniper, Wintershall)이 프로젝트 자금조달에 대한 각 기업의 2017년 의무 비용을 완벽히 이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흑해를 통해 터키로 연결되는 터키스트림 가스관 건설은 2017년 5월 초 가스관의 첫 번째 라인이 착공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 12월 26일 기준으로 해상 구간 (총 길이 910km) 중 650km가 완공됐다.


③ 동북아 가스시장 확보를 통한 가스 수출시장 다각화 추진

러시아는 가스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는 동북아 시장 확보에도 애쓰고 있다. 이는 유럽 가스 수출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수출선 다변화를 정부의 우선 정책 방향으로 설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대중국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와 LNG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중국으로의 PNG 수출을 2019년 12월 20일에 개시한다는 목표 아래 중국 가스 수출용 동부노선(실라시브리 가스관) 건설을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며, 2018년에도 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실라시브리 가스관은 2015년 4월 착공됐으며, 2017년 말까지 총 길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380km 구간의 건설을 완료한 상태다.

가스프롬은 실라시브리 가스관 건설에 이어 기존 사할린-하바로프스크-블라디보스톡 가스관을 이용한 극동 사할린 가스의 중국 공급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가스프롬과 중국 CNPC는 사할린 PNG의 중국 공급 기본조건 협정을 2017년 12월 21일 체결했고, 2018년 중에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2017년 12월 러시아의 두 번째 LNG 프로젝트인 ‘야말 LNG’ 프로젝트의 트레인 1이 상업가동을 개시한 데 이어 2018년 말까지 트레인 2, 3의 가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인 3까지 상업 가동하면 ‘야말 LNG’ 프로젝트에서 총 ,650만 톤의 LNG 생산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의 첫 번째 LNG 프로젝트는 가스프롬의 ‘사할린-2 LNG’ 프로젝트로, 연간 1000만 톤의 LNG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생산용량 확충을 위해 트레인 3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달 푸틴 대통령은 내각에 LNG 생산 프로젝트 개발과 관련한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극동지역 내 LNG 환적 및 저장 센터 구축의 타당성 검토를 2018년 3월 1일까지 완료하도록 지시했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