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올 4월중 2∼3개 후보군 압축
12월 최종입찰자 선정 및 계약
산업부·한전 대책회의 분주
한국 우세속 미국도 도전장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10월 31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하얏트호텔 회담장에서 야마니 사우디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



총 사업 규모가 100조원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의 1차 관문이 4월로 다가섰다. 사우디 정부는 원전 입찰 참가국들로부터 제출 받은 원전 기술과 사업실적 등의 자료요청서(RFI)를 이달 중으로 평가하고 빠르면 오는 4월까지 2∼3개 후보군으로 압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RFI는 자금조달과정의 첫 번째 단계로, 실제적인 입찰을 진행하기 위해 정부 측에서 기업이나 국가에 사전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이후 사우디 당국은 12월 최종입찰자를 선정하고 원전 2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정이 공개되면서 산업부와 한전은 18일 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원전 2기를 2027년까지 건설할 계획으로, 오는 12월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200억달러(약 21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한국은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과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이후 원전 10기를 추가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업비 규모는 총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첫 2기를 수주한 나라가 추가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 향후 국가간 치열한 경쟁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4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명으로 설립된 사우디 왕립원자력및재생에너지원(K.A.CARE: King Abdullah City for Atomic and Renewable Energy)의 압둘말릭 알 사베리 사업전략/기획실 부문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원전 2기 조달·건설에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한국 5개국이 응찰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는 것은 거부했다. 사우디 당국은 오는 4월까지 2∼3개 업체로 후보군을 압축해 프로젝트 개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알 사베리는 "사우디 원자로는 수주업체가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 각각 2.2GW에서 3.3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두 개의 원자로는 단일 발전소로 합쳐져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건설에 투입되는 자금은 업체와 사우디 정부가 공동으로 출자할 예정이며, 현재 사우디는 원전 관련 규제기관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원전수출진흥과 박현종 서기관은 "공식 문건이 온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 측이 4월 심사 일정을 공개해 한전 원전수출협회 등 관계기관들과 대책회의를 소집했다"면서 "4월의 1차 관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를 갖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로선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경쟁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 5개국인데, 이중 사우디와 원전 건설 관련 협정을 맺은 국가는 한국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과 2조원대 규모의 스마트원전 수출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9일 UAE 왕세제의 특사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방한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칼둔 청장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찬 회동 당시 한국의 원전 수출을 U.A.E.가 돕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백 장관은 "UAE가 형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 원전을 수출하도록 돕기로 했다"며 "칼둔 청장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내용까지도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소식통은 미국의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자국 내 경쟁업체와 입찰 컨소시엄을 구성하기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 원전 수주에 팔을 걷고 나섰다. 트럼프 정부는 사우디에 우라늄농축 허용을 대가로 미국 업체의 수주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 원자력 업체의 입찰을 고려해 원자로를 건설할 것을 권했으며, 협상에 우라늄농축을 허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 원전 계약을 따내도록 돕기 위해 원자력 협정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달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자국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조만간 미국 행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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