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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1.50%)에서 유지한다는 내용의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이유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더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조정했다. 작년 10월에 발표한 올해 경제 전망치(2.9%)에서 0.1%포인트 올린 것이다.
한편 이날 취재진들이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강하게 규제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을 내놓자 이 총재는 "어느 기관이든 고유의 역할이 있는데 가상화폐의 경우 한은이 직접 대응하거나 액션을 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했는데 배경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더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상하반기 나눠 보면 올해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잠재수준을 이어가면서 상고하저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성장률 흐름은 전년과 비교해서 나타나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하반기 경제 흐름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
▲가상화폐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보는가.
가상화폐는 관련 통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 하지만 가상통화가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로써는 가격변동의 충격이 금융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경제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달라.
▲최근 글로벌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가운데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 중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고 있나.
이론적인 분석에 따르면 원화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이 같이 움직인다면 상쇄되는 측면이 있다. 어느 한쪽만을 보고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가상통화에 가계여유 자금이 몰려 소비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있다. 가상통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거래가 늘어나면 블록체인 기술 발달을 가져온다는 점은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처분 소득이 가상화폐 거래소로 이동해 거래가 위축된다는 우려는 단선적인 얘기다. 구체적으로 수치로 나타내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이달 초에 한은에서 가상화폐 TF꾸렸다. TF회의의 주된 내용은.
가상화폐를 금융결제국과 다른 차원에서 연결시켜 금융안정, 영향 등을 좀 더 빨리 분석하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중점적인 방향 등 모든 것을 논의한다.
▲가상화폐에 대해 한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도 나오는데.
가상통화에 관한 입장을 얘기하자면 어느 기관이든 고유의 역할이 있다. 어떤 문제에 대응할 때 고유의 역할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 대응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가상통화처럼 성격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선을 지켜야 한다.
이전부터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통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기존 화폐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다. 아직 가상화폐가 화폐나 법적인 지급수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 발행주체도 없고 안정성도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직접 대응을 하거나 액션을 취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디지털 혁신이 진전·확산되면 화폐제도, 결제 시스템 등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또 그렇게 되면 오히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지,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지 등의 판단을 하려고 한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여부를 분석하는 것을 시작하는 단계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에 대해서도 그런 상황이 필요한지, 기술적인 준비는 어떻게 하는 건지, 법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등을 연구하려고 한다. 중앙은행 디지털 발행을 벌써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
▲환율 하락이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하나. 원화강세가 이같은 요인과 더불어 달러약세와 이뤄진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우선 환율에 관한 건 중앙은행 의견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간단히 말하자면 환율이 10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북한 리스크 완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약세 영향, 국내 경제의 성장세 등의 영향과 쏠림 현상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하락폭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국내 기준금리와의 연관성은.
이론적으로 보면 미국 기준금리와 같은 기축통화 인상은 한국과 같은 개방경제국의 기준금리 실효 하한을 높이는 것으로 작용한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세에 따른 통화 완화 정도의 변화는 원론적으로 얘기했듯이 주요국 통화 속도, 실물 전반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미국에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는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물가상승 전망치를 보면 연준의 정책지표인 근원 물가가 1%대 후반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우려할 정도의 물가상승은 아니라고 본다. 워낙 수년간 저물가였는데, 수치만 보고 하나의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미국의 연준 외에도 유럽, 일본 등에서 통화 완화정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국내의 통화 정책,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해외국의 금리 정책 결정 사항을 크게 고려하고 있다. 곧바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이 우리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판단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