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꺼짐 기록없이 매물내놔...
논란 일자 "딜러사 소관" 변명
'2차 피해' 빚어질 뻔
▲'시동꺼짐' 현상으로 환불된 바 있는 재규어 F-페이스 20d 차량이 SK엔카닷컴에 중고차 매물로 등록됐다. (사진=제보자) |
재규어코리아가 정상적인 주행이 불가능한 ‘결함차’를 중고차로 판매하려했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견돼 구매 고객에게 뒤늦게 환불조치를 했지만, 이후 해당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규어코리아가 판매와 수익성 확보에 치우쳐 차량, 딜러사, 고객 관리 등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코리아는 최근 결함이 확인된 F-페이스 20d 차량에 대해 환불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선진모터스에서 신차를 구매한 고객이 "시동 꺼짐 현상이 계속됐다"고 항의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재규어 측은 차량에 시동이 꺼지는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무려 5개월여만에 환불을 진행했다. (본지 2017년 1월 8일자 ‘재규어, F-페이스 시동꺼짐 현상…5개월만에 환불조치’ 기사 참조)
문제는 이처럼 심각한 결함이 확인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점이다.
해당 차량은 지난 10일 SK엔카닷컴 사이트에서 ‘무사고’ 딱지를 달고 게재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정비 및 사고 이력에도 시동불능 현상 및 디스플레이 오류로 수리를 받았다는 사실은 언급되지 않았다. 중요한 자동차 정보가 누락된 것이다.
문제의 차량은 SK엔카닷컴에 올라온 지 이틀 만에 매물 등록이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SK엔카닷컴 관계자는 "딜러사에서 등록된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단 것을 인지하고 이를 삭제했다"며 "소비자에게 팔리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재규어코리아 측은 "환불된 차량을 완벽하게 수리해 매물 처리했다"며 "중고차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딜러사에 차량 수리 이력과 환불 사항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했다. 은폐하거나 하는 식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결함차를 중고차로 재판매하려 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추후 차량 처리는 딜러사 소관이라 확인하기 힘들다"며 말을 바꿨다.
▲문제가 커지자 SK엔카닷컴에서 중고차로 등록된 ‘결함차’가 사라진 화면. (사진=SK엔카닷컴 캡처) |
이번 사태가 자칫 다른 구매자의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규어코리아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매자가 제대로 된 정비 이력 등 자동차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중고차 시장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며 "특히 수입차는 부품 비용 자체가 고가이므로 속아서 살 경우 후유증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구매자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한편, 재규어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125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재규어의 국내 판매 규모는 2014년 1989대, 2015년 2804대, 2016년 3798대로 매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